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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8월호] [FA컵 기획] 김상훈 목포시청 감독의 전세버스

2018.08.29 Hit :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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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많은 감독들이 '갈수록 축구를 향한 사랑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내가 사랑했던 축구가 싫어지는 순간은 잔인하다. 


"축구는 더 이상 낭만적이지 않다."


축구를 하려면 많은 준비물이 필요하다. 축구의 전세계적 인기에는 골대와 축구공만 있어도 된다는 간편함에서 온다고 말하는 이도 적지 않다. 의외로 그렇지 않다. 축구공부터 골대, 유니폼, 축구화 잔디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한 90분이다. 


흔한 필수라 잘 언급되지 않는 준비물도 있다. '버스' 중고등학교 선수들도 잔디에서 축구하는 시대다. 자신들의 버스를 소유해 멋지게 꾸며 90분을 위해 전국을 다닌다. 즉, 전문 축구단에 가장 필요한 건 팀 버스다. 하지만 목포시청은 없다. 


2017 KEB 하나은행 FA컵에서 4강에 올랐다. K리그 챌린지 성남FC를 꺾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올해는더 성장했다. 16강에서 K리그1, 1부리그를 꺾었다. 전반전 인천 임은수에게 힘 없이 실점하며 허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후반전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김상욱의 동점골, 역전골로 승리했다. 버스도 없는 3부리그 팀이 경기장부터 모든 게 최상인 엘리트를 이겼다. 전세버스로 전국을 돌아다니는 모든 게 열악한 목포. 소외된 사람들의 빛나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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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버스가 없다. 전세 계약으로 작게 '목포시청축구단' 써있는 버스로 이동한다. 처음에는 솔직히 부끄럽기도 했다. 우리 팀 이름이라도 크게 있어야 하는데 많이 아쉬웠다. 작게 목포시청축구단 써서 다니는 현 상황은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야만 한다. 우리 홈구장이 숙소이자 훈련장이다. 그러니 다른 구단과 비교해 필요성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그만큼 우리 환경이 열악하기도 하다."


목포시청축구단의 홈 경기장은 목포국제축구센터. 선수단 숙소와 훈련을 모두 해결한다. 덕분에 훈련이나 숙식을 위해 이동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해도 팀 버스는 선수단 경기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모든 팀은 원정 경기 하루를 앞두고 미리 해당 장소로 이동한다. 컨디션 유지를 이유로 비용을 쓴다. 얼마나 목포가 열악한 환경에도 최선을 다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나와 팀이 선수들에게 줄 수 있는 건 간절함과 기회다. 후반기에도 우리는 많이 영입하지 못했다. 대부분 갈 곳이 없어 오는 선수들이다. 다시 돌아온 김경연 선수도 그렇다. 광주FC와 함께 숙소를 쓴다. (김)경연이를 볼 때마다 출전 기회가 적은 것 같아 '언제라도 임대와도 좋다.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라고 했다."  


프로는 돈으로 묻고 돈으로 말한다. 그리고 돈으로 증명한다. 중요한 경기에서 팀이 선수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자극제는 '수당'이다. 하지만 목포는 그럴 수 없었다. 그러자 김상훈 감독은 전세버스와 자존심으로 선수들의 마음을 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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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을 언급했다. 우리 선수들은 프로가 아니다. 인천 선수에 비해 초라하고 실력도 부족하다. 중요한 건 선수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화가 났다. 전반전은 너무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없었다. 터프하지 않은 모습을 바꿔야했다. 반드시 자극시켜야 겠다고 생각했다."


'과연 너희가 목표가 있는 선수들인지 모르겠다. 내셔널리그만이 목표냐, 이 물에서만 노는 게 너희의 꿈이라 이러는 것이냐. 도무지 더 올라가고 싶은 선수들이라고는 전혀 느끼지지 않는다.' 


"선수들의 감정을 터치하는 게 먼저라 생각했다. 경기력은 둘째였다. 내가 우리 선수들이 부족하다 얘기하는 것은 포기가 아니다. 그만큼 현실을 파악해 부족한 부분은 가진 것으로 충분히 메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후반전 완벽하게 달라졌다. 정규 멤버가 아니더라도 어려운 상대였다. 고생 많았을 우리 선수들에게 칭찬, 극찬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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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위기를 맞자 인천 안데르센 감독은 월드컵 스타 문선민까지 교체 투입했다. 그 순간 목포는 얼었다. '이제 여기까지인가'라는 생각이 들 시기였다. 하지만 오히려 달랐다. 문선민 투입과 함께 목포는 더 살아났다. 자신들의 구겨진 자존심을 인정받는 순간처럼, 자신들을 막기 위해서는 문선민이라는 카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는지 분투했다. 사실 김상훈 감독은 그의 투입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선민은 익히 아는 훌륭한 선수다. 월드컵에서도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공간과 압박 안에서는 어떤 훌륭한 선수라도 자유롭지 않다는 걸 인식시켰다. 선수들에게 공간과 압박에서 훌륭한 경기력이 나올 수 있도록 간격과 각도와 거리를 지속적으로 지시했다.  '올려라, 내려라, 붙어라, 떨어져라,' 그렇게 문선민 선수를 압박했고 결과로 나타났다. 선수들에게는 실제 훈련을 실전에서 해볼 기회였다."


목포시청의 색은 공격적인 축구를 하면서도 90분 끝나는 순간까지 지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고픈 자만이 할 수 있다. 꿈이 있는 사람만이 올려다볼 기회가 생긴다. 목포 선수들은 아직 보지 못한 아름다움과 짜릿함이 많다. 그래서 누구보다 크게 기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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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안양에 이어 두 번째 K리그 경기였다. 정규 멤버가 나왔으면 승리 절대 쉽지 않았다. 이제 8강, 4강 그렇기에 K리그 팀들도 정규 멤버로 나올 것이다. 물론 우리도 리그와 전국체전이 남아있어 할 게 많다. 그럼에도 우리 선수들에게 이건 기회라고 얘기한다. 정규 경기도 중요하지만 하부리그가 FA컵을 통해 상위리그를 이기면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이름값도 생긴다. 다음 경기 역시 물러나지 않는다. 물론 우리 선수들 실력 떨어진다. 그럼에도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 다시 기적을 만들어보겠다." 


김상훈 감독은 전설적인 선수 중 한 명이다.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으로 17경기를 뛰었다. 1996년 울산 현대서 프로 데뷔해 212경기나 뛰었다. 지도자 경력도 화려하다. 울산 현대 코치로 2012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꼬 괌 여자 대표팀, 남자 청소년 대표팀 감독을 지냈다. 최용수 감독과 함께 중국 강호 장쑤 쑤닝에서 세계적인 선수를 지도하기도 했다. 


그의 눈에 선수들 기량이 눈에 차지 않는 건 매우 타당하다. 실제로 많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들은 훈련에서 '저게 안 될까...'라는 혼잣말을 자주 한다. 김상훈 감독이 자주 선수들의 기량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건 그만큼 간절함으로 재능 차이를 뒤엎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선수들의 심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스스로 배우고 있다. 축구라는 게 몸으로 뛰고 체력으로 이기는 스포츠지만 경기장 안에서 소통과 대화 서로가 서로의 마음이 이어지는 게 얼마나 좋은 결과로 만들지 생각이 든다. 선수 시절에도 그랬지만 지는 게 싫다. 죽는 것 만큼 싫다. 지고 싶지 않다. FA컵이 종료되는 날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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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수 시절 말이 많은 선수는 아니었다. 함께 했던 동료들은 특별한 얘기를 하지 않아도 잘하는 이미 최고인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우리 목포 선수들은 다르다. 항상 소외받고 그늘에 있었다. 이제야 빛이 보인다. 그래서 칭찬에 인색한 감독이다. 세상에서 어떤 단어가 가장 큰 칭찬을 뜻하는지 모르겠다. 존재한다면 우리 선수에게 바치고 싶다. 이렇게 기쁜 날은 또 없을 것 같다. 행복을 누리고 싶고 우리 선수들도 기뻐하길 빈다." 


글/기획=박상호


사진=하서영, 이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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