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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8월호] “친정팀에 비수를” 박요한, 안상민이 보여준 임대 활용법

2018.08.29 Hit :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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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 이적은 당장 팀에서 뛸 자리는 없지만 유망주를 위한 제도다.


하지만 아직까지 임대는 ‘쫓겨난다’ ‘돌아올 수 없다’라는 게 보통의 인식이자 현실이다. 복귀하지 못하거나 하더라도 다시 팀을 나가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구단의 임대 제안을 달가워하지 않는 이유이기도하다.


2018년 강원FC는 K리그 1에 나설 유망주들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4명의 선수들이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로 향했다. 여기에 박요한, 안상민처럼 올 시즌 더 많은 출전 기회가 있을 것 같던 젊은 선수들마저도 내셔널리그 임대를 제의했다.


물론 김해시청 윤성효 감독이 적극적으로 원했지만 의외였다. 유망주 키우기 전문가 전 송경섭 감독과 전력강화부장이었던 김병수 현 감독의 평가라니 의아함은 다소 사라졌다.


‘유스 1호 출신’ 박요한과 내셔널리그에서 K리그 1으로 간 안상민의 재능은 확실했다. 박요한은 시즌 개막부터 연속 출전하며 체력과 기량에서 모두 우수함을 증명했다. 안상민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듯 했으나 후반기 완벽하게 부활했다.


그리고 7월 25일 마침내 운명같은 일이 벌어졌다.


“악이 생겼다. 반드시 성장해 이 1년이 정말 독하고 귀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다. 그리고 기회가 왔다.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2018 KEB 하나은행 FA컵 김해운동장에서 내셔널리그 김해시청과 K리그 1 강원시청이 맞붙게 됐다. 두 임대생은 칼을 갈았다.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강원도 제리치, 정석화 등을 출전시켰다. 1:0으로 앞서갔지만 이것도 드라마의 한 장면이었다.

박요한과 안상민은 동점골과 역전골을 돕고 만들며 팀의 비수를 꽂았다. 임대의 진정한 순기. 더 이상 쫓겨나는 임대가 아니다. 성장과 기회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임대활용법, 안상민과 박요한이 말한다.


“먼저 실점했다. 홈이지만 상대는 1부리그였다. 더군다나 잘못 걷어낸 게 강원 선수 몸에 맞고 들어가며 실점했다. 내 탓에 첫 실점했다. 기분이 별로였다. 상대가 친정팀인 건 그때 상대가 내 친정팀이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떨치게 됐다. 꼭 하나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다행히 동점골을 넣어 마음의 짐을 덜었다.”-박요한-


“무엇보다 경기력이 좋았다. FA컵 조추첨을 라이브로 보고 있는데 ‘이런 날이 오나’ 라는 생각만 들었다. 솔직히 어색하고 기분이 이상했는데 막상 대결이 다가올수록 이기고 싶었다. 둘 다 내가 사랑하는 팀이라 좋아하는 티를 낼 수가 없었다. ”-안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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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요한은 내셔널리그 개막전부터 모든 경기를 뛰었다. 잠시 주춤한 안상민은 적응과 함께 마침내 후반기 골 도움으로 다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임대 반년 만에 둘은 반드시 성장했다.


원 소속 구단이 기록만으로 두 임대생의 기량 향상을 판단할 수 없다. 두 선수에게 FA컵 대결은 잊힌 자신들이 이곳에서 어떻게 살았고 살아가는지 보여줄 가장 중요한 기회였다.


“완전히 잊힐 시기였다. 팬분들도 그렇고 팀에서 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 마침 여름 이적시장이 끝나는 시기였다. 팀에 내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보탬이 될 수 있 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었다. 그런 시기에 찾아온 아주 중요한 기회였다. 부담이 컸다. 내가 이만큼 성장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박요한-


“형들이 반갑게 인사를 해줬다. 친정팀에게 비수나 배신, 그런 게 아니다. 친정팀을 상대로 이겼는데도 형들은 오히려 잘했다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조언을 해줬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보여줘야 했다. 재밌었고 즐겼다. 아마 팀에서도 ‘어? 요놈 봐라’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을까 싶다.” -안상민


구단과 선수들 뿐만 아니라 팬들에게도 큰 관심이었다. 평일에 북의 끝 강원도와 남의 끝 경상남도에서 펼쳐졌다. 그럼에도 강원 팬 대다수가 김해운동장을 찾았다. 우리 유망주들이 잘 설장하고 있는지는 팬들에게도 중요한 부분이었다.


“평일이라 강원 팬분들이 오시기 굉장히 힘들었다. 그래서 오시는 한 분이라도 꼭 인사를 드리려고 했는데 많이 오셨다. 서포터즈분들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오히려 박수를 쳐주셔서 많이 놀랐다. 내 유니폼을 들고 오신 분들이 있었다. 열심히 해야만 한다.” -박요한-


“인사하러 갔는데 이름도 불러주시고 따듯하게 환대해주셨다. ‘멋있게 성장해서 꼭 다시 봐요!’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1부리그를 잡아 기쁘지만 마냥 기쁘지도 않았다. 양 쪽 팬분들의 응원 모두를 받았다. 살면서 이런 날은 또 오지 않을 것이다.” -안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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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에서는 내셔널리그 우승 경쟁팀 경주 한수원을 만났다. 지난해 결승에서 패하며 우승컵을 내준 팀이자 올해 정규리그 3경기에서 3번 모두 패배를 안긴 팀이 경주다. K리그 2 성남FC를 꺾은 경주에게는 호재이자 김해에게는 악재였다.


하지만 김해는 오히려 반전의 기회로 삼았다. 그들은 올 시즌 역시 챔피언 결정전에서 경주를 만날 것이라 생각한다. 피할 상대가 아닌 다시 마주쳐야할 적이다. 임대생들은 칼을 갈았고 물오른 활약을 바탕으로 : 승리했다. FA컵 경험이 연패의 악연을 끊는 시초가 됐다.


두 유망주는 임대로 자신들의 꿈, 축구선수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충실하기 위해 얼마나 내실이 중요한지 스스로 깨닫고 있다. 아직 8강, 4강, 결승이 남았다. 이제 강원으로 돌아가 쫓겨나는 것을 걱정하고 생존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닌 좋은 선수라는 꿈의 밑그림을 채색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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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다. 결국에 나의 성장한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 항상 기회도 준비하는 자에게 온다고 말한다. 준비를 꼭 하고 있어야 한다. 부담감이나 긴장을 버려야 한다. 내가 못해서 떨어진 게 아니라 공부하고 성장하고 깨닫기 위해 왔다라는 게 확실해졌다. 절대 내려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박요한-


“다시 돌아가는 게 목표다. ‘다시 받아주세요’ 하기 보다 김해에서 1년 잘 배웠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 같이 멋있을 수 있는 좋은 선수라는 걸 어필한 것 같다. 우리가 오히려 내셔널리그 팀이지만 K리그 팀에게 주눅 들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나도 요한이형도 임대생이지만 원 선수들에게 기죽지 않았다. 축구선수로 살며 가장 중요한 날일 것이다.” -안상민-


자체 청백전이 아니라면 자신의 팀과 맞붙을 기회는 없다. 임대를 가더라도 원 소속 구단과의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하는 게 대부분의 계약 형태다. 하지만 이 둘은 리그가 달라 가능했다. 조추첨 직후 바로 뛸 수 있는지부터 확인했을 정도다.


이 둘의 준비 과정은 배신의 복수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들이 이기면 배신이라고 생각을 했다. 여전히 임대 후 돌아가지 못하는 유망주들이 많다. 불공정계약으로 피해받아 축구를 미워하는 일도 허다하다.


‘임대의 좋은 예’ 듀오가 말하는 임대 활용법은 “스스로 내려왔다 낮추지 않으며 할 수 있다는 생각과 성실”이다. 처음 팀에 온 겨울부터 오늘까지 쫓겨났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배웠고 또 배웠다. 확실한 건 선수들에게도 스스로 달라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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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전이 아니고서는 가능하지 않을 일이다. 정말 잊지 못할 기억이다. 어린 나이부터 팬들에게 많은 응원을 받았다.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팀 생각이 정말 많이 났다. 멘탈 준비를 많이 했다. 내가 상대할 제리치가 최고의 공격수니 나 역시 그만큼의 정신력이 필요했다. 정신 관리 부분은 임대가 아니었다면 얻지 못했을 것이다. 임대를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행복하고 감사하다.” -박요한-


“나는 내셔널리그에서 K리그 1으로, 밑에서 위로 올라갔다. 그래서 내셔널리거와 K리거의 마음을 다 알았다. K리그는 오히려 내셔널리그를 상대하기 껄끄럽다. K3리그에 있건 내셔널리그에 있건 열심히 한다면 기회는 온다. 직접 경험했다. ‘불가능은 없다’라는 말이 잘 통하지 않지만 확실히 정답은 맞다. 반드시 올라가고 싶었고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었다. 이제는 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지가 제일 중요하다. 다시 내셔널리그에 온 건 나에게 큰 행운이다.” -안상민-


글/기획 = 박상호

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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