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ZINE

[웹진 8월호] 한국 축구 만난 일본인 축구선수, 타츠의 향수에 젖다

2018.08.29 Hit : 399

인쇄

향에 취해 가다보면 어느새 시름해진 마음을 발견하곤 한다.


사진1.jpg


고향을 떠난 소년은 자신의 꿈에 향수(香水)를 부었다. '이방인' '용병' 모든 게 낯설지만 그의 축구에 깃든 땀방울은 커졌다. 어느 곳에도 내 자리가 없어 보이는 순간 향수(鄕愁)가 온다.


나가마츠 타츠로 '타츠'에게는 달달한 향에 젖어있을 틈이 없다. 먼 일본에서 한국까지 온 그에게는 잘하건 못하건 늘 용병으로 산다. 아주 잘해야 본전인 위치가 지금의 타츠가 밟고 있는 곳이다.


달리는 열차에는 올라타야 한다. 고민만 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나만 빼고 앞서가는 이의 질주를 보는 것은 한탄하다. 축구를 하고 싶은 타츠는 일단 한국에 올랐다. 자신과 완전 다른 세상 속에서 묵묵히 땀만 흘렸다. 타츠의 향이 짙어졌다.


목포시청 김상훈 신임 감독은 올 초 2월 2일에 부임했다. 개막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김 감독은 스스로 취할 수 있는 옵션이 없었다. 다행히 2명 정도 정원이 생겨 급하게 자신이 필요한 선수를 찾아야 했다.


귀한 두 자리 중 하나가 타츠에게 주어졌다. 의외의 선택이다. 2016년부터 대전 코레일 소속으로 내셔널리그에서 매년 24, 23경기를 뛰었다. 꾸준함이나 체력과 같은 자기 관리에서도 흠이 없는 선수다. 3골 4도움으로 공격 포인트도 좋았다. 올 시즌 펼쳐진 모든 경기를 뛸 정도로 김상훈 감독의 눈은 옳았다.


나머지 한 명은 타츠다. 95년생으로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어리다. 성인 무대 경험도 일천하다. 타국에서 데뷔하게된 특이한 사례다. 김 감독은 부임과 함께 강력하게 타츠를 원했다. 그래서 지켜보기로 했다. '한 달'을.


사진2.jpg


"타츠를 처음 본 순간부터 느낌이 왔다. 타츠를 무조건 쓰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타츠는 K리그 복수 팀에서 테스트를 받던 선수였다. 모 팀들과 계약까지 갔으나 외국인 보유 문제로 하지 못했다. 그 순간부터 같이 하고 싶었다. 일본에서 대학 졸업 후 왔다. 아직 실력도 경험도 부족했다. 무엇보다 몸이 너무 작아 거친 내셔널리그에서 힘들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한 달을 지켜봤다."


목포 수장은 칭찬에 인색하다. 에둘러 좋게 표현해 포장하는 감독도 못된다. K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기에 당연히 눈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런 그가 칭찬한 95년생의 어린 선수다. 재능이 눈에 보였다. 그럼에도 한 달을 지켜봤다. 그의 진짜 시험이었다. 목포를 견딜 수 있는지 알아봤다.


"그런데 첫 훈련 때부터 '얘는 되겠다'라는 생각이 왔다. 공을 예쁘게 차고 기술도 좋다. 일본 특유의 장점이 강하다. 마찬가지로 신체적 부분이 부족한데 그러면 부딪히는 걸 두려워 한다. 하지만 타츠는 벽이 있으면 들이받는다. 이만큼 능력과 성품을 갖춘 선수는 K리그에서도 보기 힘들다. 특히 내셔널리그에서는 더욱 말이다. 코치와 선수들도 타츠를 좋아한다. 너무 열심히 한다."


2018년은 내셔널리그가 변화의 흐름에 올라탄 시기다. 외국인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빈다. 물론 2010년 울산현대미포조선이 알렉스와 비니시우스를 통해 외국인 공격수의 강력함을 선보였다. 하지만 당시 내셔널리그는 대한민국 축구의 2부리그 격이었다. 지금보다 참가팀도 2배 가까이 많던 시절이다.


사진6.jpg


2018년 현재 울산현대미포조선의 대서사시는 막을 내렸다. K리그 2 출범으로 외국인 선수라든지 다양한 변화를 택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그럼에도 올라탔고 달라진 흐름은 내셔널리그의 새 이정표가 됐다. 김해시청은 공격수 문제를 아예 외국인으로 택했다. 빅톨과 호물로 삼바 듀오를 통해 득점난을 해결했다.


대부분의 팀이 공격진에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지만 목포는 다르다. 김영욱이라는 내셔널리그 최고의 선수가 이미 있다. 여기에 특급 조커로 득점왕까지 오른 김상욱까지 있다. 열악한 환경과 늦은 부임시기를 김 감독은 냉정하게 판단했다. 그 결과 지난해 김경연처럼 많이 뛰고 양질의 패스 줄기를 연결해줄 선수가 필요했다.


"확실히 기대 이상이다. 상대적으로 키가 작고 몸이 작은 부분은 타츠의 의지로 해결된다. 그러면 사실 본인이 힘들지만 타츠는 이걸 핑계라 생각한다. FC안양과의 경기가 첫 프로와 뛰어본 경기였다. 내친김에 인천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1부리그와도 맞붙어봤다. 인천 외국인 선수들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았다."


타츠는 타국에서 성인 무대 데뷔, 프로팀과의 정식 경기 출전 등 이색 경험을 한국에서 쌓게 됐다. 유려했던 타츠의 향수에는 이제 거칠고 템포가 빠른 한국 축구의 향이 스며들었다. 특히 95년생 어린 나이가 장점이 됐다. 습득이 굉장히 빠르다. 동료와의 패스 연계 등 좋은 기술과 한국의 저돌적인 돌파를 활용, 수비라인을 무너뜨린다.


최선희2.jpg


벌써 4득점 1도움을 올렸다. 김해시청 빅톨과 함께 이미 최고 외인이다. 이제는 타츠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의 향수(享受)는 무엇일까.


"J리그 팀과 경기를 해봤지만 정식 경기는 처음이다. 한국 도전 덕에 1부리그 팀과 경기할 수 있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여러 곳에서 보인다. 힘들 틈이 없다. 더운 날씨나 빠듯한 일정은 핑계다. 더 잘할 기회가 있음에도 그러지 못해 이기지 못할 떄가 있다. 항상 이기고 싶다."


내셔널리그에 오는 선수들 중 대부분은 실패를 안고 산다. 힘들게 왔지만 여기서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가 수두룩하다. 매년 수많은 선수들이 웃고 우는 곳이다. 일본에서 온 타츠도 다르지 않다. 일본 한난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J리그 명문 감바 오사카의 U-15 출신이다. 2013년 17세 이하 전국대회 베스트 8인에 선정된 유망주다. 우승과 준우승 경력이 화려하지만 결국 선택받지 못했다.


최근 내셔널리그에는 K리그 출신 비중이 늘었다. 태극마크를 달아본 선수들도 수두룩하다. 타츠는 타인의 편견을 견디며 시작했다. 한국 선수들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다른 선수들보다 평가가 박했던 '용병'의 삶이다.


"한국 프로 선수들의 경쟁은 굉장히 강하다. 출전이나 힘든 부분을 직접 부딪히는 게 훨씬 강하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한국축구가 주는 강한 인상을 깊게 느꼈다. 앞으로 한국에서 계속 축구하고 싶다. 앞으로 경기를 할 때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한국을 통해서 깨닫는 중이다."

사진5

"모든 경기를 이기고 싶다. 외국인 선수라는 위치는 힘들면 안 된다. 팀에 반드시 보탬이 돼야 하는 존재다. 팀 에 도움이 되는 것만 생각한다."


압박이 훨씬 강한 1부리그 선수들을 상대로 잘 버텨줬다. 물론 정규 멤버는 아니었지만 모든 게 강한 곳에서 인정받은 선수들이다. 특히 외인들의 비중이 큰 인천이기에 타츠의 마음가짐도 달랐다.


FA컵이 내셔널리거에게 끼치는 영향은 상상 이상이다. 꿈꾸던 K리그 팀을 상대할 수 있고 자신이 뛰었던 곳을 다시 찾을 수 있다. 다시 꿈을 찾거나 생기는 곳이다. 처음으로 타국에서 1부리그 경기장을 밟아본 타츠의 향수에는 그리움이 아닌 꿈이 담겼다.


최선희3.jpg


"한국 선수들보다 기술적으로는 좋다. 신체적으로는 약점이다. 오히려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 사이에서 기술로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다. 한 단계 한 단 계 올라가고 싶다.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전북 현대를 만나지 못해 아쉽다. 최종적으로는 가장 강한 팀과 붙어 보는 게 꿈이다. 강한 팀을 연달아 상대하다보면 내 실력도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


글/기획 = 박상호

사진= 최선희, 정승화 기자

목록
  • 실시간 경기기록
  • 내셔널 리그 티비
  • 팀기록
  • 심판기록
  • 증명서발급
  • 경기장안내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웹하드
  • 웹하드
  • 카툰
  • 카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