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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5월호] 포기를 먹고 자란 선수 박인서를 만나다

2018.05.24 Hit : 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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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웹진 5월호] 포기를 먹고 자란 축구선수, 그래서 화려할 박인서의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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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9, K리그1 경남FC 박지수가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런 각오를 전했다.


"인천 전에서는 무조건 뛰고 싶다."


의중을 살피려면 2013년으로 돌아가야 한다. 인천의 유소년 팀인 대건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우선지명까지 받아 프로 입단은 확실했다. 하지만 1경기도 뛰지 못했다. 상실감에 축구를 포기했다. 주변의 만류에 다시 시작해 K3리그 의정부로 향했다.


1년 만에 치열한 입단 테스트를 뚫고 2015년 경남FC K리그로 돌아왔다. 그리고 2018, 1부리그로 돌아온 박지수는 자신이 포기했던 팀을 상대로 꼭 뛰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냈다.


의지대로 출전했고 드라마처럼 인천과의 2:2 후반 44분 상황에서 역전골을 성공하며 인천을 상대로 승리했다.


꿈꾸던 팀에서 뛰지 못한다는 건 쉽사리 공감하기 힘든 심적 고통이 따를 것이다. 필자 역시 ''을 사용해 으레 짐작할 뿐이다


내셔널리그 김해시청축구단 박인서는 박지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K리그2 광주FC 유소년 팀 금호고등학교 출신 박인서는 2015년 광주의 우선지명을 받고 건국대로 향했다. 그의 꿈은 오직 '광주' 다른 K리그 팀이 제의를 해도 꿈만 생각하며 정중히 거절했다. 하지만 입단에 실패했다. 광주는 심사숙고 끝에 박인서를 팀에 합류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11월 중순, 대학 3학년 첫 출발부터 준비를 잘했다. 성과도 좋았다. 다른 팀에서 제안도 있었다. 그만큼 가고 싶었던 팀을 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최종적으로는 계약이 안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축구를 포기했다. 굉장히 준비를 열심히 했다. 그만큼 너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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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서는 축구를 포기했다. 나상호를 비롯 친구들은 광주와 다른 K리그팀에서 성공했다.


"결론적으로는 나만 안 됐다."라고 말한다. 지난해 파주에서 열린 덴소컵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박인서는 당시 기억 역시 "덴소컵 멤버 다 잘됐는데 저만..."이라고 회상할 정도다. 꿈꾸던 곳이 절망의 주체가 된다면, 슬픔 이내 허탈할 것이요 절망은 배가 될 것이다


김해시청으로 향했다. 구제받았다. '절실함'을 모토로 2018 시즌에 나선 윤성효 감독은 독기를 아는 선수들을 모집했다. 그 중 하나가 박인서다. 13라운드 중 12경기에 나섰다. 골도 기록했다. 7라운드 경주와의 맞대결까지는 무승부, 최소 실점을 유지했다. 핵심은 절실한 박인서였다


"처음 김해에 왔을 때는 긴장이 심했다. 광주가 불발되고 축구를 포기했다. 가족과 주변의 만류로 다시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윤성효 감독님 역시 기회를 주셨지만 쉽사리 용기가 나지 않았다. 훈련도 싫었다. 축구가 무서웠다. 다행히 그때 감독님이 내 상태를 알고 조언을 해주셨다. 그래서 뛸 수 있었다. 다시"


이른 포기라고 느껴지는 건 그만큼 박인서가 간절했다는 뜻이다. 축구가 무서울 정도로 상심이 심했다. 다행히 팀의 도움으로 돌아왔다. 성장했다. 최악의 나락을 맛보자 무서울 게 없어졌다. 김해의 올 시즌 총 실점은 7, 1위. 박인서가 뛴 경기에서는 4, 그렇지 않을 때가 3이다. 지표는 그의 유무가 김해 실점의 절반을 좌지우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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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서의 생각은 달랐다. “동협이형, 성욱이형, 언학이형, 미드필더 부문에서는 누가 봐도 우리가 최고다. 수비만 좀 잘하면 된다. 모든 실점이 다 수비 탓이었다. 나를 포함 수비진 전체가 경험이 부족하다.”

 

413 5라운드 창원과의 경기에서는 경기 초반 실점했지만 내리 5골을 넣어 역전에 성공했다. 그가 판단한 경험 부족은 대승에서 나온 냉혹한 판단이었다. “분석을 철저히 했다. 상대는 후방 공간으로 파고들지 않는 것을 분석했다. 너무 분석을 많이 했다. 준비가 과해 변수는 예상하지 못해 대응할 수 없었다. 무실점도 가능할 경기였기에 소위 우리가 열받았다. 그래서 공격수들이 5골을 넣어줬다.”


무승과 실점을 모두 자신 탓이라 생각하고 있다. 주목이 아닌 묵묵한 희생으로 승리를 만들고 싶다. 어릴 적부터 그랬다. 골도 넣고 박수도 받고 싶지만 그의 역할을 늘 조연이었다.


“()상호를 포함한 골 넣는 선수들이 다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갔다. 어릴 때는 부러웠지만 어느 순간 인정했다. 나는 팀을 지지하는 역할이 좋다. 상호에게도 내가 받아주니까 너가 빛나고 골도 넣는다라고 장난도 친다. 돋보이는 자리는 내 자리가 아니다. 내가 스포트라이트 받는 건 좋은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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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언급이 적어야 하는 자리인 만큼 박인서는 칭찬이 낯설다. 2018년 그의 목표는 지도자로부터의 잘했어.


감독님에게 인정받는 게 최대 목표다. 고쳐야 할 점을 항상 말씀해주신다. 경기 때 다른 사람 눈에 보이는 내 성향을 알려주신다. 완전히 인정받을 실력은 아니지만 시즌이 끝나면 고생했다이 말 한 마디 듣고 싶다. 그게 인정받는 길이다. 지도자의 입에서 수고했다라는 말을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그때 자만하면 훅 넘어진다. 우선지명이 무산됐을 때도 그랬다.”


세상에서 가장 큰 용기는 포기다. 처절하게 땀 흘려온 길을 스스로 그만두는 과정은 쉽지 않다. “포기했었다이미 한 번 좌절한 박인서를 바라보는 가족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항상 어머니가 걱정을 많이 하신다. 잘한 것 같은 경기에서도 내 이름 언급은 없었다. 그럴 때마다 역시 나는 스포트라이트를 못 받는구나.’라고 넘겼겠지만 부모님은 아니셨을 것이다. 얼마 전 축구를 다시 하고 무명선수 기사에 내 이름이 언급됐다. 유명하지 않아 내 단독 기사는 없었다. 그래서 잘 찾아보지 않는데 부모님이 먼저 기사를 보내주셨다. 약주를 하셨는데 부모님 말을 들으니 진짜 무명 신화를 써보자라고 같이 다짐했다. 나라는 선수를 더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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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서가 내셔널리그로 깨달은 게 있다. 자신들의 존재 이유.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 축구부에 들어갔고 합숙을 하며 부모님과도 떨어져 지냈다. 어릴 적엔 가르쳐주지 않지만 성장한 선수들을 존재하게 해주는 건 오직 팬이라는 절대적 고마움의 존재다. 김해 운동장에 발을 내딛는 순간 뛰는 이유는 팬들이 만들어준다.


무엇보다 관중들이 좋아할 경기, 가장 중요하다. 1:0, 5:3 중 고르라면 수비수임에도 53실점을 택하겠다. 내가 좋은 것보다 팬들이 기쁨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 김해는 내셔널리그임에도 관중이 많다. 서포터즈 회장님을 필두로 홈 경기는 물론 원정도 많이 와주신다.”


예전에는 이겨서 기뻤다. 하지만 처음 김해에 와서 관중들이 웃으면서 돌아가시는 게 상당히 좋았다. 내가 뿌듯함을 준 건 아니겠지만 왠지 기뻤다. 행복해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이기고 싶다. 경기 끝나고 함께 사진 하나 찍을 수 있다면 노력할 가치가 충분하다. 후배들이 이걸 꼭 느껴봤으면 좋겠다.”


함께 학교를 다녔거나 호흡을 맞췄던 대부분의 선수들은 K리그에 진출했다. 물론 뛰는 선수도 있고 기회를 기다리는 부류도 있다. 포기했다가 돌아오지 않은 경우도 있다. 거의 유일하게 내셔널리그에 온 만큼 좋은 예, 본보기가 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꼭 친정팀과의 경기에 나서고 싶었다는 박지수, 선택을 받지 못해 포기했던 박인서. 역경을 뒤집으면 경력이 된다는 흔한 말이 이들의 이력서에 가장 굵게 처리된 부분이다. 팬들 앞에 나서기 위한 간절함이 불타고 있다.


---대를 잘나왔다면 잘나온 경우다. 후배들이 꿈꾸는 학교였다. 지금은 많은 어린 선수들이 내셔널리그는 생각도 않겠지만 이곳은 못하는 선수들이 뛰는, 낮은 곳이 아니다. K리그가서 정작 R리그만 뛰는 선수들이 많다. 내셔널리그에서 경험을 쌓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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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표와 김해의 목표는 이제 막 시작했다. 더 많이 보러 와주시면 좋겠다. 올해는 팬들이 기뻐하고 선수들과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 즐거운 김해를 만들고 싶다. 한 번 포기해봐서 누구보다 간절함을 잘 안다. 경기장 많이 찾아와주셔서 꼭 확인해주시면 좋겠다.”

 

사진=최선희 기자

 

기획/=박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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