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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11월호] [기획] 강릉시청, 그래도 소나무는 다시 돌풍에 맞서길

2017.11.17 Hit :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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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향'강릉이 꺾였다. 거센 바다 돌풍을 막아주던 소나무가 쓰러졌다. 잠시 강했던 것이라고, 겨우 운이었을 뿐이라고. 진정 보고만 있을 것인가. 그래도 소나무는 다시 돌풍에 맞서야 한다.


강릉시청축구단은 2016 내셔널리그 정규리그 우승팀이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울산현대미포조선에게 밀려 준우승으로 통합우승에 실패했다. 여파가 이리도 클 줄 몰랐다. 준우승 이후 강릉 오세응 감독은 "올해는 준우승이니 내년에는 우승이지 않겠는가. 다시 하면 된다."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우승 실패는 리그까지 이어졌다. 올 시즌 강릉은 8개 팀 중 7위, 아주 실망스러운 성적을 받았다. 자충수였을지도 모른다. 스스로 무너졌음을 간과할 수 없다. 강릉은 약팀이 아니다. 지금 아주 화가 나는 게 당연하다. 좋은 일이 있으면 탈이 많다. 호사와 다마다. 탈이 많다면 좋을 호도 많아질까. 오직 스스로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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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잠그지 않는다면

예부터 강릉은 '솔향'으로 소나무향이 그윽한 곳이었다. 거센 바다바람을 막기 위해 소나무로 방풍림을 일궜다. 빽빽한 소나무에서 바람은 거의 흐르기만 했다. 돌풍이 은은한 소나무향으로 변했다. 강릉시청이 그랬다. 모든 게 어려운 상황에서 단단한 수비로 2016년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27경기에서 승점 56을 쌓았다. 16번 승리하고 8번 비겼다. 패배를 모르는 강릉이었다. 3번의 패배도 연패는 없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도 이겨내는 법을 아는 강릉이었다. 물론 득점은 적었다. 강릉은 솔향처럼 내부적으로 강함을 선택했다. 굳이 밖을 노리지 않아도 안부터 강하다면 우리의 향이 퍼져나감을 깨달았다. 17실점으로 경기당 1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역전 우승에 성공한 울산현대미포조선의 성적을 보면 더욱 강함을 느낄 수 있다. 승점 44점, 3번의 승리나 모자르다. 13번 이겨 5번 비겼다. 9번으로 3배 많이 졌다. 35득점으로 많지 않았다. 강릉의 33득점과 비교해도 좋은 수치는 아니다. 실점이 많아 어려웠다. 강릉보다 2배 가까이 실점(31)해 힘든 플레이오프를 해야했다. 바깥보다 안이 강해야 성적이 좋음을 오세응 감독은 깨달았다.


올해는 방문이 활짝 열렸다. 키를 잃어버렸다. 준우승에 불구하고 리그 MVP에 박청효 강릉시청 골키퍼가 선정됐다. 골키퍼, 준우승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이겨낼 만큼 선방이 완벽했다. 대신 함께 자리를 지킨 박민선이 여전히 있었고 K리그 클래식 포항 스틸러스 신예 김로만이 임대를 왔다. 든든한 박호진 코치도 역시 함께였다.


하지만 천안시청과의 3월 18일 2017 내셔널리그 개막전에서 2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종료 직전 만회골을 넣었으나 그대로 개막전부터 졌다. 다행히 1주일 뒤 부산 원정을 떠나 3:0 승리가 무승의 시작이기도 했다. 4월 26일까지 한 달을 이기지 못했다. 3번을 졌는데 4월 26일 경주와의 7라운드에서는 무려 6실점을 하며 점점 나락으로 떨어졌다.


마찬가지로 다행히 3일 뒤 천안 원정을 떠나 2:0 승리했으나 이번엔 더 큰 늪에 빠졌다. 무승부가 늘었다. 김해시청의 패배를 적게 하며 쌓는 알짜배기 무승부가 아닌 패배와 무승부가 계속 늘었다. 결국 전반기를 단 2승만 거뒀다. 야심차게 나선 선수권 대회에서도 1무 2패로 탈락했다.


2017 시즌 강릉에게는 득점력 보완만이 필요했다. 하지만 계속 실점했다. 만회골이나 동점골을 넣기는 해도 이기지 못한다. 10라운드부터 23라운드까지 연속 실점했다. 9월 30일 26라운드를 제외하고서도 모두 실점했다. 매 경기 실점은 꽤 크게 강릉에게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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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한 6경기에서 4경기를 실점하지 않았다. 즉 강릉의 경기 운용은 기본적으로 실점하지 않은 상태가 대전제로 한다. 그들이 실점하지 않았다는 것은 촘촘한 조직력이 빛날 때다. 5명의 수비와 미드필더 간 유기적인 움직임이 될 때 강릉은 수비와, 공격 모두가 살아난다. 탄탄한 조직력으로 상대를 제압한 2016년과 달리 2017년엔 그러지 못했다.


◆ 이미 패를 들켰다면

보유보다 유지가 어렵다. 오세응 감독은 김민상, 박청효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같이 팀을 꾸렸다. 남대식과 박성용은 1년차보다 7경기나 더 중용됐다. 베테랑 김석현을 필두로 유대현, 장순혁이 지난해 남대식, 박성용처럼 기회를 받았다.


허나 아무리 좋은 패를 가지고 있어도 상대가 알고 있다면 가치는 떨어진다. 기존 수비수들의 움직임은 여전했다. 단단했고 틈이 없었다. 지난해만큼은 아니었다. 견고한 강릉 수비라인에 조금씩 비는 곳이 보였다. 반은 그대로, 반을 새롭게 꾸리다보니 호흡에서 문제가 있었다.


7개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강릉의 전술과 선수단을 이미 파악했다. 강한 수비를 기반으로 카운터 어택이나 세트피스를 노리는 강릉 특성을 알고 기회를 원천봉쇄했다. 2017 내셔널리그 8라운드 천안전 승리 이후 다시 이기까지 무려 11라운드 106일이 필요했다. 4월 다음 승리는 8월이었다. 조직력 문제는 시즌 중 고치기란 너무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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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진을 모두 개편해 2016년 정규리그 우승한 오세응 감독이 2018년에도 다시 강수를 둘 예정이다. 가능성을 보여준 1년차 역시 안심할 수 없다. 1위에서 7위로 떨어졌다. 그마저도 부산교통공사가 로테이션을 감행하지 않았다면 최하위로 마칠 수도 있었다.


미드필더진도 마찬가지다. 권수현을 이봉준, 손현우를 제외한 양동협, 주광선, 김태준 역시 2016년에 왔다. 아예 새 얼굴로 패를 꾸리는 게 조직력 강화에 효과적일 수 있다. 분명한 건 강릉은 2017년 아주 작은 틈을 막지 못해 크게 뚫리고 말았다.


향이 멈췄다. 은은했던 솔냄새는 찌릿하게 패배의식에 갇혔다. 오세응 감독의 자존심이 무척이나 상했던 2017년이었다. “축구 구도의 자존심” 늘 수장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사진=하서영 기자

기획/글 = 박상호(ds2idx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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