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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11월호] [인터뷰] 관중석으로 뛰어든 구단주, 허성곤 김해시장

2017.11.17 Hit :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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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웹진 11월호] 관중석으로 뛰어든 구단주, 허성곤 김해시장


누구나 한 번 쯤 ‘내 팀’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구단주라는 명함을 만드려면 크게 2가지다. 기업의 수장으로 기업팀을 만드는 방법, 그리고 지방선거에서 시장이 되어 시민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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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이 크다. 구단주가 되고자 시장직에 도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여기 이 구단주는 시장이자 구단주라는 명함을 싫어한다. 적어도 축구장에서는. 허성곤(63) 경상남도 김해시장의 이야기다.


근엄하고 조용하고 편한 자리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할 구단주이자 시장은 관중석으로 뛰어 들었다. 4년에 한 번 구단주가 바뀌지만 허성곤 시장은 축구장을 ‘팬’의 입장으로 찾는다. 우리 지역, 우리 시민이라서가 아닌 ‘우리 팀’ 김해시청축구단을 사랑하는 아주 특별하고도 평범한 이야기.


2017 시즌을 앞두고 김해시청축구단은 확 달라졌다. 새 감독을 공개 공모했다. K리그 수원 삼성과 부산 아이파크를 지휘한 윤성효 감독이 지원했고 모두가 공개적으로 지원하는 상황에서 선발됐다.


선수층이 강해졌다. 올림픽 대표팀 출신 지언학과 K리그 챌린지 부산 아이파크에서 김대호라는 이름으로 활약했던 김민준 등을 영입한 게 신의 한 수 였다. 공수의 안정감으로 개막전부터 17경기 무패행진을 벌였다.


창단 첫 우승을 노렸다. 그들의 시즌 목표는 플레이오프, 챔피언 결정전이 아닌 오직 ‘우승’이었다. 하지만 후반기 천안시청과 경주 한수원의 반등과 함께 주춤했다. 결국 최종전까지 치열하게 순위다툼을 했고 3위까지 떨어진 김해는 2위를 재탈환했다.


3위 김해에게 10월14일이 고비였다. 승리하더라도 경주, 천안이 따라 이기면 역전이 불가했다. 우선 김해는 꼭 이겨야 했다. 경기장은 뜨거웠다. 많은 관중들이 찾아 김해를 응원했다. 허성곤 김해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허성곤 김해시장은 구단주나 시장 직함이 아닌 팬의 입장으로 김해운동장을 자주 찾는다.


“경기장을 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김해’가 좋아서 보러 온다. 1년에 몇 번 오지도 않고 그럴 때마다 인사만 받으면 말 그대로 ‘보여주기’ 행정이다. 구단주라는 사람이 진짜 힘이 되려고 와야지 오히려 피해를 주면 안 된다. 힘을 실어줘야 하는 선수들에게 부담주고 짐이 되면 존재 의미가 없다. 어쩔 때는 경기장을 혼자 돌며 관중들이 불편한 게 없나 살펴본다. 하나의 시정활동이다.”


상대는 막강한 대전 코레일. 쉽지 않았다. 이에 허성곤 시장은 관중석으로 들어갔다. 복장까지 관중과 같은 일반 유니폼이어서 언뜻 보면 축구를 좋아하는 친근한 아저씨의 이미지다.


우연하게 허 시장이 관중석으로 뛰어들어 응원을 주도하자마자 전반 34분 지언학의 골이 들어갔다. 팬들과 기뻐했다. 후반전까지 함께 축구를 즐긴 김해는 후반 44분 여인혁의 추가골로 2위가 됐다. 그리고 타 경기장에서는 천안이 창원에게 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더욱 광란의 김해운동장이 됐다.


“시장님이 오셔서 이겼다.”라는 말이 나왔다. 이를 들은 허 시장의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 따로 의중을 물었다. 이에 “말이 안 된다. 우리 선수들과 팬들이 열심히 싸워서 이긴 것이지 그걸 시장 덕으로 하는 건 일종의 도둑질이다. 저보다 우리 선수들에게 박수를 많이 쳐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선수들을 향한 응원이 먼저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갑자기 잘해졌네’라는 평에는 반박할 수 없다. 플레이오프조차 멀어보였던 김해다. 큰 도시도 아니다. 전폭적인 애정 덕이었다. 전세로 숙소를 떠돌이 신세였던 김해가 드디어 집이 생겼다. 빌라 4가구를 구입해 선수들이 숙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했다. 뿐만 아니라 허 시장은 시즌 중 꼭 한 번은 선수들에게 밥을 사주며 묵묵히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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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자야 운동을 잘한다. 소고기를 아마 올해 2번을 사줬다. 더 사줘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집 문제를 해결한 게 기쁘다. 전세로 더부살이를 했는데 이제는 아예 '우리집'을 샀다. 다른 팀들과 비교해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다. 팬들에게도 제공하고 싶은 게 많은데 시청축구단이다 보니 제약이 많다. 대한축구협회나 관련 부처에서 많은 협조를 해주면 더 좋은 축구단으로 팬들에게 제공하고 싶다.”


남 같지가 않다. ‘도전자 신화’ 허 시장은 9급 공무원에서 시장이 된 사례다. 그만큼 변화와 혁신, 그리고 밑부터 도전하는 땀을 응원한다. 공감은 너무도 당연했다. 하나라도 더 선수들을 챙길 수 있던 건 모든 게 본인의 이야기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해주지 못해, 더 연봉을 챙겨주지 못해 아쉽다.


“선수들은 개인 개인이 상품이다. 자기 가치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 김해는 선수들 열심히 키워보자고 다짐했다. 올해는 모두가 크게 성장했다. 그래서 이 선수를 다 지키려면 돈이 엄청 필요하다. 솔직히 팬들에게 ‘못 지킨다’라고 말씀드려야겠다.”


“잘하면 기회가 온다는 걸 선수들이 꼭 알아야 한다. 틀림없이 잘하는 선수들은 기회가 온다. 그러니 우리도 그런 선수들을 지키는 게 사실 힘들다. 그래도 괜찮다. 우리는 또 좋은 신인 선수들 발굴해서 좋은 성적 내면된다. 그렇게 팀을 만들면 된다. 열악한 상황에서 잘해주니 대견하다. 시의회에서 더 지원받을 수 있도록 시정 활동을 시장이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드리겠다.”


모 포탈에 기재된 김해시청 기사의 한 댓글이 있었다. “시장님~~ 김해시청축구단이 인기가 굉장합니다. 우리도 K리그 갈 수 있나요?”라는 물음이었다. 허 시장에게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팬이 말하고 시장이 답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능력으로 아직은 안 됩니다. 죄송합니다. 저희 뿐만 아니라 축구 시스템 개선과 부처 협조가 필요합니다. 냉정하게 시 재정과 능력으로 K리그를 가기 위해 재창단 하는 건 무리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선수들 연봉도 대폭 올려주고 싶습니다. (함께 참석한 김해시의원을 보며) 우리 시의회에서 도와주셔야 가능합니다.” - 함께 참석한 김해시의원 일동 역시 내년엔 더 잘 할 수 있도록 꼭 지원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자발적으로 관중석에 뛰어 들었다. 붉은 유니폼을 입었다. 넥타이와 와이셔츠가 유니폼인 허 시장이 진짜 ‘우리’ 팀의 유니폼을 입었다. 축구가 즐겁고 김해가 즐겁고 찾아주는 팬들이 고맙다.


팬 입장으로 승리를 즐기고 난 뒤 이제는 큰 김해를 생각하느라 바빴다. 사실 9월, 10월은 지역 행사가 많아 시장의 직함으로 경기장을 찾는 건 어렵다. 특히나 경기 시간은 황금이라 불리는 오후 3시다. 그럼에도 아침부터 부단히 움직이며 행사를 마치고 축구를 놓치지 않았다. 여담이지만 시축 행사가 있었지만 허성공 시장이 취소시켰다. 3시 이전 도착이 불가해 선수들과 관중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분명한 건 김해는 진일보하고 있다. 매일 달라진 모습으로 성과를 냈다. 올해는 꿈에 그리던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유력 우승후보다. 모두가 무시했던 김해를 만든 건 시-팬-구단의 삼위일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간단해보이는 게 제일 어려운 법이다. 모두가 한 마음을 이루자 비로소 지역마케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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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에 오는 분들은 모두 자신의 귀한 시간을 축구장에 투자해주시는 분들입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그냥 팬입니다. 자연인. 높은 분들의 권위적인 행동이 사람들을 부담스럽게 합니다. 선수들이 더 잘 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고 참여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관심 가져주시면 선수들은 신납니다. 우리 선수들은 저보다 팬 여러분의 박수와 함성을 좋아합니다.”


“시민들이 더 잘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저 역시 팬이기에 선수들이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큽니다.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축구를 잘해야 보러오고 싶은 것,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경기장 꽉 찰 수 있도록 선수들은 좋은 경기하고 저는 홍보하고 선수들 돕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시면 더 나아진 김해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박상호, 최선희

기획//글 = 박상호(ds2idx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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