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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11월호] [기획] 가장 뜨거웠던 99℃, 부산의 바람이 분다

2017.11.17 Hit : 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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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불면 가을이 왔음을 알 수 있다. 하나 더, 햇살이 여름과 달리 눈부시게 따갑다면 비로소 가을 바람이 불어온다. 2017년, 구덕운동장은 99℃까지 뜨거워졌었다. 하지만 갑자기 찬 바람이 불었고 아쉽게 끓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는 가을이 왔다는 뜻이다. 부산교통공사의 가을은 유달리 뜨거웠다.


최하위로 마쳤지만 부산의 저력은 팬들이 충분히 자랑스럽게 여겨도 좋다. 물론 처음이 좋았기에 실망도 크겠지만 리빌딩으로 생각하기에 충분하다. 2006년 창단 이래 처음으로 사령탑을 '교체'했다. 1대 박상인 감독은 딱 10년을 이끌고 2017년부터 김한봉 감독으로 바뀌었다. 10년의 세월을 단 번에 바꾸기란 불가하다. 그래서 김한봉 감독이 기대되고 부산의 2018년은 충분히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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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 - 짧디 짧은

春三月 춘삼월 이리도 따뜻할 수가. 쾌조, 첫 단추, 모든 게 완벽한 시작이었다. 이보다 더 좋으려면 우승 뿐이다. 3월 18일 2017 내셔널리그 1라운드 원정을 떠나 경주 한수원을 잡았다. 압도적인 우승 후보로 꼽혔고 부산은 최하위로 예상됐다. 축구공이 둥글었다. 아쉽게도 오래가지 못했다. 너무 단 번에 빠르게 달렸던 탓인지 2라운드부터 삐끗하더니 전반기를 마칠 때까지 또다시 승리하지 못했다.


정승재, 김영삼, 이용승의 베테랑이 남았지만 대거 선수단이 교체됐다. 역시 경험 많은 김선규가 고향으로 오며 골문을 지켰지만 무리였다. 김균호라는 신예를 찾은 것도 좋았지만 큰 효과를 보기 힘들었다. 이리도 빨리 끓고 식을 수가 있을까. 부산이 그랬다. 암울했다. 6월 선수권 대회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부산의 2017 내셔널리그는 너무 빨리 시작해 너무 빨리 끝났다.


3월 25일 부산 구덕운동장 홈 개막전을 앞두고 기대가 커졌다. 2016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강릉이지만 개막전에서 천안에게 2:1로 패하며 더 이상 날카롭지 않았다. 절치부심 지난해와 확연히 달랐다. 3:0. 강릉이 웃었다. 부산이 울었다. 내리 다섯 번을 연속으로 졌다. 3월 18일 처음 이겨 4월 22일 김해와의 6라운드 무승부까지 모두 졌다.


선수들의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베테랑 김승규는 "한 번만 이기면, 아니 한 번만 넣으면 분명 달라질 텐데 그게 너무 어렵다. 여름에는 입대를 해야 하는데 그 전까지 무승이라면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다."라며 크게 우려했다. 그의 한숨은 거센 폭풍으로 몰아쳤다.


4월도 결국 5월도 무승이었다. 전반기를 마쳤다. 6월 한화생명 2017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 역시 1승 2패로 탈락했다. 가장 고무적인 건 3개월 만에 선수들이 승리했다. 탈락했으나 그나마 위안이었다. 김한봉 감독은 전반기와 선수권 대회를 계기로 반드시 팀을 바꿔놓아야 했다.


어마어마한 스트레스. "잠도 안 오고 입맛도 없었어요. 다 제 탓이니까요. 새롭게 팀을 바꿔보고 싶었어요. 앞서 박상인 감독님이 팀을 10년이나 잘 이끄셨다는 부담감도 있었어요. 어쨌든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이겨내자, 이겨내자 계속 생각했어요. 여름 이적시장만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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夏 - 학처럼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리다

기온이 올라가고 햇살이 따가워지자 얼굴부터 바꿨다. 골키퍼부터 시작했다. 김선규가 입대로 팀을 떠났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 골키퍼 이인수가 새로 골문을 지키게 됐다. 공격과 수비도 모두 보강했다. K리그 챌린지 안산그리너스FC 수비수 류현진과 미드필더 K3리그 전주시민축구단더 윤문수, 세종대 출신 최홍일으로 보강했다. 수원FC 공격수 윤태수와 울산현대미포조선-용인시청에서 활약한 공격수 정서운을 영입하며 전 포지션을 교체했다. 부산에게 보강은 의미가 없었다. 반드시 변해야 했다.


여름 첫 경기이자 후반기기 시작을 승리로 열었다. 전, 후반기를 모두 승리했다. 7월 7일 14라운드 추가등록 없이 후반기 재개한 목포와 아예 색이 달라진 부산의 싸움, 결국 달라진 부산이 이겼다. 떨어진 사기로 압박 조차 못하는 부산이 달라졌다. 윤태수의 '고군분투' 윤문수와 정수운의 '마부작침'이 부산의 색을 입혔다. 세트피스부터 달라졌다. 프리킥이 강해졌고 코너킥은 위협적인 득점 기회가 됐다. 첫 승리를 이끈 결승골도 코너킥 이후 윤문수의 머리로 결정됐다.


내친김에 21일 강릉과의 2차전 16라운드에서는 멀티골로 승리했다. 후반기에만 2승을 올렸다. 특히 부산이 2017 시즌 처음으로 멀티골에 성공했다. 다득점 승리도 처음이었다. 김한봉 감독과 선수들은 짧은 시간에 이제껏 이루지 못한 것을 충분히 해결했다.


모두가 꺼리는 무더운 여름을 부산은 반갑게 맞았다. 부산이 달라진 건 팀 색 뿐만 아니라 위기 상황이었다. 전혀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들의 무승이 길어진 것도 이와 같다. 이미 사기가 떨어져 멀티골 자체가 불가했다. 이후 패배를 겪어도 승리로 현재를 이겨내려는 팀으로 변했다.


영봉패야말로 가장 무기력하다. 부산은 지거나 비겨도 득점이 적었다. 8월 11일 천안시청에게 4:2 패배할 때도 2골을 넣었고 9월 15일 대전과의 4:3에서도 후반전에만 2골을 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아쉽게 종료 직전 실점으로 패했으나 이제 부산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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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 부산의 가을은 더 뜨겁다

대전과의 4:3 경기를 시작으로 가을 느낌이 났다. 햇살이 뜨거워졌다. 기온이 떨어지고 찬 바람이 불면 가을이라지만 부산에게는 더 뜨거웠고 더욱 일교차가 심했다.


결론부터 열거하면 21라운드 목포전이 리그 마지막 승리였다. 28라운드 목포시청과의 최종전까지 한 라운드가 끝날 동안 승리가 없었다. 어쨌든 7경기 무승으로 리그를 마쳤다. 그럼에도 부산의 가을이 더 뜨거웠다.


부산 김한봉 감독은 냉정하게 봤다. 10월 말 참가하는 전국체육대회의 중요도가 더 컸다. 물론 최하위를 탈출하는 게 팀에게는 근본적으로 더 귀중하다. 팬이 없으면 모든 게 의미가 없다. 부산은 언제나 가장 뜨거운 팬들이 추울 때나, 더울 때 그들을 지켜준다. 전반기 무승의 깊은 늪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김한봉 감독이 전국체육대회의 비중을 실은 건 팬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간단하다. 내셔널리그 참가팀 특성상 전국체육대회 비중이 굉장하다. 작은 FA컵이라 불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결코 작은 리그가 아니다. 내년, 내후년을 생각한다면 보강이 절실하다. 그에게 재정적 지원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적, 그것도 전국체육대회가 필요했다.


창원과의 25라운드부터 로테이션을 가용했다. 베스트11과 벤치의 격차가 다소 있다. 예상대로 밀렸다. 하지만 전반 5분 윤태수의 벼락 같은 드리블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수비적으로 나섰으나 독이 돼 후반 28, 35분 연달아 실점했다. 이대로 패배하나 했으나 종료 직전 교체 투입된 류현진이 코너킥으로 득점하며 팀을 구해냈다.


부산의 가을 극장은 이렇게 시작했다. 추석 연휴 이후 리그 10월 11일 리그 재개에서 김해를 만났다. 전반 37분 지언학의 골로 리드를 지켰고 90분을 잘 버텼다. 하지만 부산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라운드보다 더 많이 로테이션 했지만 끝까지 뛰며 역시 후반전 48분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연속 극장을 만들었다.


리그 최종전에서는 목포를 다시 만나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전 실점을 허용하며 무승부로 마쳤다. 한 번 무너지면 와르르 붕괴됐던 부산이 이제는 벼랑 끝에서도 다시 올라오는 법을 깨달았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내년에도 축구를 계속해야 하니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감독이 못미더웠을 텐데 계속 믿고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승리로 마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건 죄송합니다. 그래도 끝까지 믿어주신 팬들 덕에 극장 경기 만들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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冬- "Winter is coming"

지독한 겨울이 다시 왔다. 누구보다 리그가 길었을 부산이다. 10월 20일 '제98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일반부 예선 부산광역시 대표로 출전한 부산교통공사가 경상북도 대표 경주 한수원을 만났다. 최하위를 감수하고서라도 준비한 부산이다.


전반 23분 정서운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하지마 후반전 29분, 36분 남희철과 송원재에게 실점하며 대회를 마쳤다. 어쩌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부산이다. 아쉽게도 현주소다. 이겨내고 이겨낸 부산이지만 나아갈 길이 훨씬 많다. 유달리 찬 겨울이 될 것이다. 모두 마친 뒤 판을 열어보니 사실 남은 게 없다.


핵심을 지켜야 한다. 최하위, 전국체전 조기 탈락으로 상황이 크게 좋아질 수는 없다. 다시 어려운 상황에서 열어야 한다. 김한봉 감독에겐 미드필더 싸움이 가능한 자원이 필요하다. 윤태수, 윤문수처럼 미드필더 능력과 활동량을 두루 갖춘 선수가 절실하다. 정서운처럼 득점 능력을 갖춘 공격수도 필수다. 이 셋만 지켜도 김한봉 감독이 원하는 축구는 가능하다.


경쟁해야 하는 7개팀의 전력은 상승할 것이다. 추락한 강릉시청을 제외하면 모두가 소기 목적을 달성했다. 몇몇 눈부신 활약을 보인 선수들 대신 충분히 보강 가능할 전망이다. 다시 한 번 ‘임대찬스’가 주요하다. 임대 온 류현진이 맹활약해줬다. 극장골까지 기록했다. 전반기 애매했던 부산의 색을 2018년에도 반복할 수 없다.


이용승, 김영삼 등 베테랑의 대체자도 시급하다. 김한봉 감독은 실로 어려울 때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성배의 독을 과감하게 삼켰다. 이겨낼 생각이다. 그래도 뜨거웠다. 끓지는 못했다. 99℃는 끓을 수 없다. 필요한 1, 부산은 더욱 뜨거울 구덕운동장을 기대한다.


사진=하서영 기자

기획/글 = 박상호(ds2idx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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