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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10월호] 김해시청은 왜 지역마케팅을 선택했나

2017.10.10 Hit :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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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웹진 10월호] 성적만이 마케팅이던 시대가 있었다. 선수들의 축구는 오직 승리와 그에 따른 금전적 보상이었다. 팬들의 기대 역시 그랬다. 축구장에는 축구만 있었고 축구장 밖은 축구가 없었다. 재정적으로 열악한 팀에겐 더욱 여유가 없었다.


현대축구가 발전함에 많은 팀의 신경은 마케팅을 향했다. 성적이 나빠도 팬들이 오고 싶은, 팬들이 사랑하는 축구를 할 수 있는 축구 ‘외’적인 요소가 필요했다. 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경품을 나눠줬다. 축구가 없는 날엔 직접 팬을 찾아다니며 선수들은 직관을 부탁하는 영업사원이 된다.


내셔널리그는 실업축구 특성상 관중 증대 마케팅이 조금 늦었다. 여전히 K리그가 체계적인 마케팅 시스템이 없다. 늦은 만큼 획기적인 시도가 필요했다. 운동장처럼 연고지를 발로 뛰어다녔다. 1등은 못해도 팬들의 사랑만큼은 최고를 꿈꿨다.


김해시청의 관중 증대는 뚜렷했다. 울산현대미포조선이나 경주한수원처럼 우승을 노릴 수는 없어도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축구팀으로 만들었다. ‘지역 마케팅’ 가깝게는 이웃 나라 일본과 비슷하다. 인상적인 성과와 함께 의문점이 든다. 어떻게 대한민국 3부리그의 평범한 팀이 시민의 자랑으로 거듭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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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미치는 도시, 축구 없이 못사는 사람들” 


김해시청 박철형 주무는 공무원이다. 김해시청 체육진흥과가 그의 정식 소속이다. 시청에서 운영해 박철형 주무처럼 공무원이 행정 지원을 담당한다. 중요한 건 ‘행정’과 ‘지원’만이 오직 그의 주 업무다. 마케팅은 그의 외적인 업무다. “축구를 사랑합니다. 김해를 사랑합니다.” 그가 김해시청축구단에 긍정적으로 미쳐버린 이유다.


지난해 4월 김해가 뜨거웠다. 울리 슈틸리케 대한민국 대표팀 전 감독이 김해종합운동장을 찾았다. 이정협처럼 K리그 챌린지 선수를 신데렐라로 만든 그였지만 내셔널리그까지 찾을 여유는 없었다. 계기는 편지에서 시작됐다. “개막전에 누구를 초대하면 팬들이 좋아할까 고민했습니다. 영화배우 송강호씨도 생각했는데 잘 안 됐습니다. 그러다 슈틸리케 감독을 모시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김해는 물론 우리 내셔널리그를 알릴 좋은 기회라 생각했죠.” 자필로 A4 2장 분량을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전 기술위원장에게 보냈다.


‘될까...’ 보내면서도 그 역시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역 축구를 도와달라는 그의 편지에 감동했고 결국 경기장을 찾았다. 당시 김해는 르노 삼성의 준중형 SM3를 경품으로 걸었다. 벽걸이TV부터 착즙기까지 그야말로 물이 들어오자 거세게 노를 저었다. 신난 박 주무는 지역 기업과 후원사들을 직접 발로 뛰어다녔다. 이왕이면 관중을 더, 더, 더 모으자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지역 마케팅이 시작됐다. 바야흐로 ‘김해의 봄’ 김해종합운동장엔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 처음엔 경품을 타러, 울리 슈틸리케라는 유명인을 보러 온다는 비판도 있었다. ‘축구나 잘하지 저렇게 발로 뛰어서 뭐하나.’ 박 주무 역시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반대로 굉장히 틀린 말이라고 말했다.


“아주 잘못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아무리 축구를 잘해도 관중 없는 팀 많습니다. K리그 클래식도 그렇고 챌린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안 가본 축구장이 없습니다. 해외라고 다를 것 같습니까? 절대 아닙니다.”


“우선 팬들이 와야 우리 재밌는 축구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일단 와야 못하는지 잘하는지 볼 것 아닙니까. 그러려면 당연히 팬들이 오고 싶은 경기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마케팅도 모르고 공부도 못한 그냥 공무원입니다. 일개 시청직원이니 소위 ‘나댄다.’라는 말을 듣습니다.”


“근데 이제 달라졌습니다. 팬들이 찾아옵니다. 만약 발로 뛰지 않았다면 경품달라, 보러와달라 하지 않았다면 올해처럼 잘하는 축구를 보여주지 못했을 겁니다. 우리끼리 재밌을라고 축구하는 거, 그거 아니지 않습니까? 팬들이 없으면 그게 무슨 소용입니까.”


공무원이니 시민을 최선으로 생각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게 맞물려있다. 모든 요소들이 관련 없이 뿔뿔이 흩어진 게 아니다. 시민과 지자체, 기업 이 모든 게 축구와 맞물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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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김해의 가슴엔 ‘가야테마파크’가 있었다. 마치 K리그처럼 스폰서 문구였다. 기업구단의 제품이나 회사 홍보가 아니었다. ‘역’스폰서, 오히려 김해 축구단이 도움이 필요한 지역 마케팅을 실시했다. 경상남도 김해시 가야테마길 161에 위치한 테마파크는 김해를 기반으로 하는 옛 가야에서 차용했다. 김수로왕 설화에 따라 거북이부터 화려한 금관까지 가야 전통을 소개한다.


재정적 지원은 불가했다. 오히려 홍보가 필요했다. 이를 박철형 주무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작년 우리 유니폼에 단 가야테마파크가 홍보가 많이 필요했다. 시청 축구단은 열악하다. 우리도 재정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외면하는 건 말 이 안 된다. 도움이 필요한 가야테마파크가 언론에 노출될 수 있도록 팀을 디자인했다. 오히려 우리가 홍보차원에서 도와주려한 것이다. 알게 모르게 홍보를 하려고 한다.”


지역 마케팅이 시작됐다. 올해는 가야테마파크와 주체가 같은 ‘김해 낙동강 레일파크’를 선수들 등번호 밑에 새겼다. 유니폼 마케팅을 극대화시킨 사례는 많다. 특히 가슴과 등판은 금싸라기라 할 수 있는 광고판이다. 박 주무가 먼저 황금 광고판에 역후원을 한 이유는 김해를 시민의 자랑으로 만들기 위함이었다.


“유니폼 놀게 해서 뭐하겠습니까. 당연히 우리의 도움이 필요로 한다면 도와줘야 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역으로 홍보를 해줍니다. 이렇게 시작해야 우리를 도와주고 싶은 기업이 늘지 않겠습니까. 장기적으로는 우리를 도와주고 싶은 분들의 회사와 이름으로 유니폼을 뒤덮을 생각입니다. 꼭 그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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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를 위해 스폰서가 되었다. 도움을 받는 주체, 축구단을 넘어 지역 사회에 도움 줄 수 있는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상생’ 김해는 진정 같이 살아가는 중이다. 선수들이 땀으로 유니폼을 젖을 때, 박철형 주무는 지역 마케팅으로 김해를 유니폼에 물들였다.


“우리, 잔치합시다”


첫 우승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무패우승은 깨졌다. 1위 수성도 틀어졌다. 다소 힘든 시기에 이번엔 ‘김해가야테마파크’가 힘을 불어넣었다. “김해시청축구단은 보러 가고 싶은 축구단이다. 올해 굉장히 잘해 기분이 좋다. 많이 미안한 부분도 있다. 우리가 도움을 줘야하는데 오히려 축구단이 홍보를 해주고 있다. 우승하고 우리 김해가야테마파크에서 잔치를 열어주겠다. 우리가 힘이 될 수 있다면 모든 걸 돕고 싶다.”


김해에 힘을 주고 싶다고 김해가야테마파크 이홍식 사장이 전했다. 2016년 가슴에 새긴 ‘김해가야테마파크’와 2017년 유니폼 등판에 새긴 ‘김해낙동강레일파크’를 시설 총괄 경영하고 있다. 김해 축구와 가장 밀접한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이홍식 사장은 김해의 역후원에 크게 고마워했다. “가야테마파크와 낙동강레일파크를 합쳐 연 80만이 찾는다. 축구단이 큰 역할을 해준다. 우리 역시 80만 관객에게 김해를 많이 홍보해주고 싶다. 현수막부터 유니폼을 입는다던지 장기적으로는 김해시청축구단 홍보관이 생길 수도 있다. 나아가서는 정식 MOU를 맺어 상생하는 게 목표다. 먼저 도와준 축구단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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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일에는 윤성효 감독과 모든 선수단이 김해가야테마파크를 찾았다. 금빛 ‘소원거북이상’이 있다. 설화 속 거북이를 통해 소원이 이뤄졌다는 이야기를 차용해 테마파크 안에 만들었다. 김해 축구단은 승리기원제를 열며 또 한 번의 지역마케팅을 시도했다.


불가분. 이제 지역 랜드마크와 연고지 축구단은 빼놓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친밀도가 높아질수록 김해는 젊고 활력있는 축구도시가 된다. 따로 걸어온 시간은 이제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다. 김해시청 박철형 주무는 “지난해 가야테마파크를, 올해는 레일파크를 유니폼으로 홍보한다. 시즌이 끝나면 선수들이 직접 찾아가 홍보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라고 말했고 김해가야테마파크 이홍식 사장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홍보를 생각하고 있다. 결승전에 테마파크 마스코트를 경기장에 배치해 함께 알릴 생각도 하고 있다.”라며 마찬가지로 더불어 상생을 전했다.


창단 첫 우승에 이홍식 사장도 즐겁다. “이벤트, 우승 행사를 열어주겠다.” 이 사장이 우승 공약을 걸었다. “굳이 우승행사를 돈 써서 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해주겠다. 선수들은 싸인볼 행사 등 시민과 피부를 맞대고 우리는 우승 선수들을 즐겁게 해주겠다. 우리 시민을 먼저 잡아야 타지에서도 축구단과 테마파크를 보러오지 않겠는가.”


축구단과 랜드마크는 서로 도움이 되고자 약속했다. 함께 홍보를 고민하면서 어느 누구도 각자가 원하는 걸 얘기하지 않았다. 2017시즌 김해의 돌풍에 많은 이들이 의문을 던졌다. 최고의 선수와 감독이 뛰며 최상의 결과를 만들었다. 하지만 언제나 대업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뤄졌다. 역사는 언제나 작은 방에서 홀로 시작됐다.


선수들이 축구에만 집중하도록 만들겠다는 행정 직원,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즐겁게 해주고 싶다는 경영인. 김해라는 도시가 들썩인다. 이 거대한 가을바람은 소리 없는 영웅들의 꾸준한 부채질에서 시작됐다. 이미 김해의 역사는 시작됐다.


글 = 김해 박상호 기자(ds2idx99@hanmail.net)

사진 =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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