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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10월호] “목포와 함께하면 1만km라도” 목포시청 SKY HIGH

2017.10.10 Hit :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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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웹진 10월호] 그렇게 뜨거웠던 여름이 인사도 없이 지나갔다. 시작만큼 격렬한 끝은 없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늘 그랬다. 그런데 여기 어느 때보다 뜨거운 안녕이 있다. 모두가 안 될 거라던 싸움을 멋지게 패배한 그들. ‘졌지만 잘 싸웠다’는 역설이 통했던 사람들. 이제 우리가 그들을 기억한다.


졌다. 처음으로 실점했다. 그런데 도전을 끝내야 한단다. 축구가 그렇다. 지금까지의 드라마가 축구였듯 이 아픔도 마찬가지다. 27일 19시 30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목포시청의 2017 KEB하나은행 FA컵. 언더독의 반란이 끝났다. 77분 교체 투입된 울산 김인성의 결승골에 패했다.


끝까지 뛰었다. 목포시청의 서포터즈는 끝까지 소리 질렀다. 그들의 목소리는 진정으로 하늘 높이까지 울렸다. ‘후회 없이’ ‘힘차게 도약하자’ 선수들은 팬들의 목소리에 응답했다. 끝까지 뛰었고 많은 축구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승자가 받아야할 박수를 받은 패자. 그 누가 감히 졌다고 얘기할까. 그런 축구를 만든 건 팬이었다.


어느 순간 우리의 축구는 마치 미리 정해진 각본 같았다. 둥근 축구공은 어느새 일정하게 흘러가는 듯 했다. 이변의 박수는 서포터즈 ‘SKY HIG’도 충분히 받아야 한다. 성남 탄천에서도, 울산 문수에서도 목포 선수들은 “우리 팬분들의 목소리가 훨씬 커 홈 팬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선수들은 서포터즈가 고맙다. 서포터즈는 충분히 ‘내 선수’를 자랑스러워해도 좋다. 대장정을 마친 서포터즈 ‘SKY HIGH’ 역시 후회 없었다. “보시지 않았습니까. 우리 선수들. 모두가 잘했다고, 진짜 멋진 팀이었다고 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결승까지 갔으면 좋았겠죠. 그랬겟죠. 그런데 이미 너무 고맙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4강에 앞서 목포시청을 향한 화두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ACL이었다. FA컵 우승팀에게는 아시아최상위리그끼리 맞붙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준다. 하지만 실업축구 소속 목포시청에겐 분명 제약이 있었다. ‘SKY HIGH’에게 ACL은 어떤 의미였을까.


“솔직히 우리도 다 압니다. 우승도 힘들고 그렇다 해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못나가는 거 압니다. 우리가 할 수 없는 게 참 많아요. ‘오히려 아직 못해본 걸 할 기회가 많이 남았다.’ 이렇게 생각해보려 해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못가면 어떻습니까. 경주 한수원 원정 가고 강릉시청 원정가면 됩니다. 우리 선수들이 어디를 가든 따라갑니다. 같이 갑니다. 평생 우리는 같이 목포입니다.”


선수들만큼이나 팬들도 간절했다. 16강 포천과의 경기부터는 모두 장거리였다. 전라남도 목포에서 경기도 포천, 성남 경상북도 울산까지 팬들의 이동거리만 해도 이미 2000km가 넘는다. 'Our passion is more than 402.5km ‘ 5월 17일 열린 포천과의 FA컵 16강 서포터즈가 걸었던 응원 현수막이다. 목포에서 포천과의 거리였다. 이보다 선수들의 마음을 울릴 문구가 있을까. 그들은 진짜 목포가 없으면 안 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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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수들이 진짜 많은 무시를 받았어요. 내셔널리그에서도 강팀이 아니고. 포천과의 경기를 앞두고는 목포가 상위리그인데도 패배를 예상했어요. 바로 현수막을 만들었고 우리 선수들을 따라갔어요. 400km? 아니 10000km라도 목포가 있으면 갑니다. 우리는.”


“팀도 아마추어지만 서포터즈도 아마추어에요. 어떤 욕심으로 온 사람들이 아니라 목포가 없으면 안 되는 사람들입니다. 원하는 것도 바라는 것도 없어요. 그냥 어디든 같이 가는 것, 그게 전부입니다.”


패했다. 분명 패했다. 아무리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도 끝까지 뛰어야 한다는 것을 선수들이 깨달았다. 꿈이 있다면 미치도록 간절해야함을 모두에게 알렸다. 사연 있는 선수들이 모여 감동적인 팀이 되었다. 눈물만 가득했던 그들의 사연에 이제 행복이 좀 깃들 시기다.


서포터즈도 마찬가지였다. “2015년에 처음으로 4강 PO에 갔어요. 솔직히 목포시청이란 팀을 이번에 처음 들어본 축구팬이 많을 거예요. 내셔널리그에서도 강팀이 아니니까요. 그래도 항상 열심히 뛰는 선수들입니다. 그걸 알리고 싶었어요. 항상 열심히 하는데 도무지 기회가 안 오니 서포터즈가 더 분했어요. 많은 분들이 보셨듯 이 선수들 정말 열심히 합니다. 좀 많이 써주시고 데려가주셨으면 좋겠어요.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꿈같던 동화의 결말은 더욱 동화같았다. 하지만 이제 다시 현실이다. 대부분의 선수는 팀을 떠난다. 그게 계약만료건 이적이건 아쉽지만 사실이다.


우선 목포는 재정적으로 여유 있는 팀이 아니다. 다른 팀처럼 엠블럼이나 슬로건 가득한 전용버스도 없다. 인정받은 선수들은 연봉으로 그들을 고평가해줄 팀으로 가게될 것이다. 너무도 당연하다. 슬픈 얘기처럼 들리겠으나 서포터즈에겐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소식이다.


“조범석 선수도 그렇고 이민우 선수도 그렇고 계속 높은 무대로 가는 선수가 나왔어요. 항상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인데 떠날 때도 미안해했어요. 솔직히 이번 울산전이 끝나고 몇 명은 정말 좋은 곳으로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절대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여유있는 경주 한수원이나 대전 코레일 같은 팀으로 가도 괜찮아요. 더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어요. 그게 또 우리가 바라는 일이에요.”


그래도 우리의 축구는 계속된다. 목포도 마찬가지다. 아직 리그가 남았고 전국체육대회가 열린다. FA컵은 내년에도 또 열린다. 여전히 박완선의 선방과 김영욱의 스크린, 구대엽의 가로채기를 볼 수 있다. 경기를 마친 후 목포 김정혁 감독과 선수들은 “후회 없다”는 말을 남겼다.


“저희도 후회는 없습니다.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이제는 모두가 인정하는 팀이 됐어요. 사실 저희가 되게 연령층이 높아요. 일 때문에 목포를 떠난 사람도 있어요. 그런데 이번 팀의 성적으로 돌아온 사람들도 있어요. 대부분 아이가 있는 아빠입니다(*실제로 서포터즈 대부분의 유니폼에는 00아빠라는 이름이 적혀있다.) 감독님 인터뷰처럼 ‘고맙다’라는 인사 말고는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요.”


위로 족히 20계단을 넘어도 울산이 없다. 그만큼 격차는 컸다. 계란으로나마 바위를 깨봤던 사람, 호랑이의 발톱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사람, 마지막을 의미하는 패배가 이번에는 시작을 가리킨다. 그들의 축구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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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몸보신 시켜줘야죠, 고생했잖아요. 뭘 사줘야할지 미정인데 열심히 한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 우리 서포터즈가 대접해야죠. 그에 맞게 시에서도 조금 더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걸 계기로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실 수 있겠지만 큰 기대는 어렵다고 봐요. 그래도 무엇인가 바뀐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우리는 그거면 됐어요. 그게 우리 꿈이에요.”


글 = 울산 박상호 기자(ds2idx99@hanmail.net)

사진 = 하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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