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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9월호] [Focus] 강릉시청 정동철, ‘제2의 김인성 되지 말란 법 있나요?’

2017.09.05 Hit : 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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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웹진 9월호] 호박 마차, 유리 구두. 신데렐레가 되기 위해, 왕자님을 만나러 가기 위해 호박 마차가 필요하다. 운명처럼 만나야하니 극적으로 떨어뜨릴 유리 구두도 필요하다. 시계도 있어야 한다. 12시라는 극적인 요소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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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중요한 건 ‘시련’ 모진 풍파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신데렐라의 이야기가 신데렐라스럽다. 성장통이 있기에 키가 크고 아파서 이겨내는 법을 깨닫는다. 강릉시청축구단 정동철은 ‘제 2의 김인성’ ‘또 한 명의 신데렐라’가 될 준비를 마쳤다. 충분히 아팠다. 못된 계모 같던 고난은 끝났다. ‘정동철’이 되기 위한 호박 마차에 올라탄다.


2012년 2월 1일 인터넷과 SNS가 떠들썩했다.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의 김인성이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명문 CSKA 모스크바에 입단한다는 소식이었다. K리그도 아닌 내셔널리거가 UEFA 챔피언스리그를 뛸 수도 있다는 기대와 함께, 신데렐라의 등장에 흥분했다. 하부리그에서 시련만 겪던 그가 한 순간 왕자님을 만난 공주처럼 유럽파가 되었다.


“성균관대 이후 K리그, 해외 무대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좌절하고 있을 때 손을 내밀어 준 곳이 강릉과 내셔널리그였다. 너무 기뻤다. 내셔널리그 역시 수준 높은 성인 무대였기 때문에 행복했다. 아픔이 있었기 때문에 행복한 시간이 빛난다.” - 울산 현대 김인성


내셔널리그는 실패라면 실패다. 반대로 기회라면 기회다. 김인성은 기회를 살렸고 이후 한국에 복귀해서도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 인천유나이티드, 울산 현대에서 활약하며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도전을 꿈꾸는 내셔널리거에게 김인성은 동기부여가 된다. 특히 그와 같은 팀에서 뛴 정동철은 제 2의 김인성을 향한 꿈으로 고난을 이겨내는 중이다. 선배처럼.


“3년 동안 있으며 안 좋은 경험과 좋은 기억이 고루 있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선수 생활하며 이렇게까지 팀이 추락한 건 처음이다. 내가 못했다. 많이 반성했다. 반드시 달라진 모습 보여드리겠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동북중, 동북고 K리그 클래식 FC서울 유소년 출신 정동철은 2014년 FC서울에 입단했다. 하지만 적은 출전기회로 많은 걸 보여주지 못했다. 인천유나이티드와의 2014 FA컵 32강 교체 출전이 전부였다. 꿈을 찾아 2015년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으로 왔다. 2015 데뷔 24경기 5골 2도움으로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다. 이적 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강릉 오세응 감독은 위기의 강릉 축구에 조직력이란 색을 입혔다. 공격수도 수비 가담을 많이 해줘야 했다. 2016 시즌엔 정동철에게 더욱 그런 역할을 맡겼다. 22경기 4골 4도움, 팀은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2번이나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으로 성장했다.


그런 강릉이 2017 시즌 완전히 무너졌다. 개막전부터 졌다. 21라운드 순위표에서는 최하위로 떨어졌다. 4월 29일 천안시청과의 2017 내셔널리그 8라운드 2:0 승리 이후 또다시 이기기까지 106일이 필요했다. 정규리그 우승팀의 겨울이 유달리 길었다.


“성적이 좋았다. 데뷔 시즌 2015년도 팀이 좋지 않았다. 2016년은 반드시 이겨내자고, 부담을 버리고 시작해 성적이 좋았다. 올해는 2016년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심했다. 성적과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처음엔 우리 스스로 부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니 문제도 몰랐다. 시간이 지나고 자존심 버리니 알았다. 우리가 문제였던 걸 너무 늦게 알았다. 정신력이 약해졌다. 나태해졌다. 우승팀이라는 거에 취했다. 팀에서 나이가 많지도, 적지도 않다. 3년차인 만큼 중간에서 선배 말 잘 듣고 후배 챙기며 포기하지 않는 강원과 정동철 보여주겠다.”


무승이 100일 이상이 되자 오히려 오세응 감독은 “우리는 더 떨어질 곳이 없다.”라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러자 분위기가 다시 살아났다. 무패 김해시청을 상대로 분전했다. FA컵 4강에 진출하고 온 목포를 4:2로도 이겼다. 최하위지만 분위기만큼은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과 크게 다르지 않다. 리그 종료까지 한 달 반뿐이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후반기 들어 강릉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 타격이 덜 했다. 지더라도 팀원들이 좋은 경기력 보여주고 있다. 다행이다.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10월 전국체육대회가 있다. 9월은 5경기가 있다. 늦었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아무리 어려워도 선수는 포기하면 안 된다. 아직 해볼 만하다.”


“화가 난다. 우리보다 아래에 있던 팀들이 올해 잘한다. 무패행진이라고 이기는 소식 들으면 굉장히 분했다. ‘왜 우리는 못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가 커졌다. 너무 일찍부터 강릉이 부진했다. 선수들도 이렇게 못 이겨본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다.”


“워낙 패배가 익숙하지 않은 팀이다. 계속 이기기만 하다가 지니 더욱 타격이 컸다. 개막전에서 진 게 너무 치명적이었다. 첫 단추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우리가 잘못 꿰었다. 생각이 너무 많아져 다 자기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너무 늦게 깨달았지만 단념하지 않겠다.”


패배의식. 가장 무서운 감정이 정동철을 파고들었다. 똑같은 내용이더라도 상황이 달랐다. 모든 게 다 제 탓이라 생각했다. 그러니 좀처럼 나아지지 못했다.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와야 했다. 누구의 탓도 잘못이 아니기에 더욱 이겨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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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역경을 이겨내는 중이다. 2014년 FC서울 드래프트 선발 이후 예상 못한 아픔이 찾아왔다. 외동아들 동철은 1년 간격으로 부모님과 사별했다. 아무리 한창 넘어질 나이라지만 스물셋 청년에겐 너무도 힘든 짐이었다. 이겨내야만 했다. 2016년 정규리그 1위는 그가 넘어지고 부딪치며 얻은 감정의 결과물이었다.


2017년 문전 앞에서 자신감으로 팀에게 보여줘야 하는 공격수가 자괴감에 빠졌다. 팀은 부진의 늪으로 더욱 깊게 빨려 들어갔다. 너무 깊게 상처에 베여 패배감이 진해졌다. 신데렐라가 되기 위한 첫 관문 ‘시련’이 끝나지 않고 이어졌다.


“자괴감이 심했다. 많이 힘들었다.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 득점하지 못해 지는 경우가 많았다. 부담감은 계속 커지고 패배의식이 떠나질 않았다. 이겨내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는데 ‘이겨야한다’고 스스로를 괴롭히니까 빠져 나오지 못했다.”


“‘내가 많이 부족해서 팀이 지는구나’ 팀이 못해서 지는 게 아니라 내가 못해서 졌다. 내가 못해주니까 졌다.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이끌어준 감독님의 기대에도 부응하지 못해 죄송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이겨냈다. 그러자 조금씩 길이 보였다. 언제나 그랬다. 더 이상 힘들어지기 어려울 때 시련이 끝난 게 아니었다. 내가 이겨낸 거였다. 아직 늦지 않았다. 여전히 보여줄 게 많다.”


어느덧 3년차, 67경기를 뛴 중견 선수가 됐다. 강릉 오세응 감독은 “정동철 선수가 해줘야 한다. 기대가 크다.”며 여전히 신뢰를 보냈다. 3년 간 내셔널리그는 성장했다. 두 팀이 줄었지만 윤성효 감독의 김해가 무패행진을, 박항서 감독의 창원시청이 내셔널 축구 선수권 대회 우승을 맛봤다. 두 신임 감독 등장 등 분명 리그는 더욱 치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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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플레이오프 가시권 천안시청(34)과 승점차가 18점으로 벌어졌다. 이제 정동철은 우승이라는 목표를 중위권으로 바꿨다. 천안시청, 대전 코레일, 목포시청의 3위 향한 싸움을 혼전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마지막 기회이자 희망이다. 아직 경기가 남았다. 충분히 할 수 있다. 남은 경기에서 우리팀을 무시한다면 제대로 보여주겠다. 9월 김해, 대전, 천안, 목포를 상대한다. 제대로 고춧가루 뿌려볼 생각이다. 우리한테 지는 팀은 플레이오프 못 간다고 생각해야 한다.”


“선수 개개인마다 많이 희생하고 있다. 모두가 희생과 미안함을 부담으로 느꼈다. 지금은 좋은 경기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강팀과의 경기도 많이 남았다. 남은 일정은 강릉시청이 이슈의 중심이 될 것이다. 강릉이 키가 될 수 있다. 강릉을 무시했던 팀들이 다 높은 순위에 있는데 제대로 리그를 재밌게 만들어 보겠다.”


같은 팀에서 호박마차를 탔던 김인성의 길을 걷고 있다. 먼저 실패하고 또 실패해봤던 김인성이다. 정동철도 나름 역경과 고난이라면 좀 해본 선수다. 넘어져야 더욱 단단해진다. 나태해지면 그대로 추락이다. 성장할 수 없다.


누구보다 큰 아픔을 이겨낸 정동철이 ‘제 2의 김인성’이라는 꿈을 꾼다. 지난 아픈 기억도 훗날 좋은 추억으로 만든 선배처럼 후배도 그 길을 따라 걸으려 한다. 신데렐라가 그랬던 것처럼, 김인성이 그렇게 불렸던 것처럼, 정동철이 이겨내 본 것처럼,


“사람이 항상 좋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이 있으면 나쁜 기억이 있다. 너무 잘 안다. 마찬가지로 힘든 순간이 있으면 행복한 순간이 찾아온다. 아직 어리지만 많이 이겨냈다.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이 순간도 좋은 기억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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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김인성’ 욕심난다. 충분히 할 수 있다. 자신감 있다. 나라고 K리그 클래식에서 활약하는 선수 되지 말란 법 없다. 누구나 처음에 어려웠다. 결국에 지나고 나면 웃는다. 더 열심히 해서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 참 많다. 마지막에는 꼭 웃고 싶다.”


글 = 박상호 기자(ds2idx99@daum.net)

사진= 김영일, 김금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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