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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8월호] [여름특집] 정말 게으른 선수만 부상을 당할까?

2017.08.03 Hit :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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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웹진 8월호] 충격적인 댓글을 본 기억이 납니다. “선수가 부상이나 당하네. 이것도 자기관리인데. 게으르다.” 뛰고 넘어지고 일어나는 게 직업인 그들. 그럼에도 항상 다치는 선수는 또 다치고 계속 잘해왔다고 하더라도 상으로 은퇴까지 가기도 하는. 최고의 순간을 느낀 선수들은 항상 지독한 부상을 함께 달고 삽니다.


아픈 사람에게 이렇게나 가혹할 수 있는지 신기하면서도 궁금했습니다. 물론 운동선수에게 자기 관리는 ‘필수’입니다. 그럼에도 부상, 정말 게으른 선수가 당하는 걸까요? 왜 아픈 선수는 계속 아플까요. <치료실> 코너는 선수들과 팬들이 궁금해 하는 부상을 가감없이 들려드립니다. 부족한 자기관리라는 부상을 직접 파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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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내셔널리그 해설위원으로 낯선 얼굴이 합류했습니다. 울산현대미포조선과 경주 한수원에서 득점왕으로 활약한 김오성입니다. 김오성 해설은 굉장한 공격수였습니다. 득점왕과 리그 베스트11. 빠른 스피드와 저돌적인 돌파는 도무지 상대해낼 재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울산현대미포조선 조우진, 김민규 임대의 전설이 맹활약할 때도 김오성 해설은 없었습니다.


부상 악령이 김오성을 덮쳤습니다. “부상이 정말 괴로웠어요. 깊어지면 선수들은 정말 온갖 나쁜, 안 좋은 생각을 마구 합니다. ‘왜 내가 좋아하는 축구로 이렇게 힘들어야하나’ 포기하고 싶어지죠. 저 역시 그랬습니다. 너무나 뛰고 싶었어요. 무리하게 복귀한 순간도 많았어요. 또다시 부상당해 이번에는 최고의 몸으로 돌아와도 다시 나를 뛰게 해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정말 이렇게 빨리 은퇴할 줄 몰랐어요. 그게 부상이라 더 아쉽구요.”

절망한 선수와 마찬가지로 슬퍼하고 다시 일어나고 싶은 동반자가 있다. ‘재활 트레이너’ 익숙한 얼굴을 보지 않는 게 행복한 직업이다. 늘 아픈 선수들을 위로하는 선생님과 선수는 어느새 한 몸으로 다시 일어나기 위해 애쓴다. <치료실>의 첫 번째 이야기는 김오성 해설과 그의 득점왕 시절과 부상을 함께 해온 오재형 재활 트레이너가 전한다.


재활을 할 것인가, 수술을 할 것인가. 크게 다친 것도 이미 머리가 아프다. 그런데 찰나에 수술이냐 재활이냐를 택해야 한다. 몸도 몸이지만 언제 복귀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몸이 재산인 선수들이지만 그들에겐 한 경기 한 경기도 너무 소중하다.


“흔히 선수들에겐 두 가지 재활이 있어요. 수술을 안 해도 되는 재활이 있고 칼이 몸에 들어오는 게 싫어 재활합니다. 끊어진 근육을 접합하는 수술 대신 주위 근육을 키워 살리는 방법. 100%는 아니지만 운동선수니까 지금 상태에서 8~90% 기능으로 키우는 게 흔히 선수들의 재활입니다. 수술은 100% 상태를 만들어주지만 염증도 후유증도 생길 수 있어 선수들은 두렵습니다. 끊어진 상태로 주변 근육을 키우며 시간을 보낸다. 보통 재활 후 복귀가 3개월이라면 수술은 5개월입니다. 아무리 나쁜 부위를 다쳐도 수술이 잘 되고 운이 좋으면 빨리 복귀해요. 그런데 가벼운 부상에도 운이 나쁘면 복귀가 늦어지죠.” - 김오성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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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성 해설의 선수 시절 재활을 담당했습니다. 김오성 해설 말처럼 어떤 부상이냐에 따라 재활이 가능한 게 있고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일단은 의사의 의견이 중요합니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게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과 계속 소통하며 재활을 진행합니다. 성급한 복귀는 피했으면 좋겠습니다.” - 오재형 재활 트레이너


아프고 싶어 아픈 경우는 없다. 운 좋게 다쳤더라도 가장 좋은 상태로 다시 돌아오는 게 좋다. 보통의 경우 다친 선수들은 기량이 떨어진다. 어쩔 수 없다. 기대하던 모습 그 이상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아팠던 선수가 치료실을 떠나 그라운드로 북귀한다. 그럼에도 예전 같지 않은 이유는 뭘까.

“다리 수술을 하면 계속 다쳐요. 주위 근육을 보강한다고 하지만 막상 경기장에 들어가면 내가 원하는 각도나 원하는 몸이 아니에요. 아무리 자 회복을 했다고 하더라도. 선수들이 복귀를 앞두고 재활을 하며 오전은 아픈 데 치료하고 오후는 몸이 떨어지지 않게 할 수 있는 피지컬 트레이닝과 상체운동을 무리하게 합니다. 스스로 유지를 하겠다고 생각은 해요. 하지만 사람이 매일 운동하고 통증이 계속되면 동기부여가 사라져요. 지쳐요. 어느 순간 부상보다 나와의 싸움이에요. 그래서 어느 정도 괜찮았다고 생각하고 무리하게 복귀해요. 그래서 또 다칩니다. 뛰는 폼도 구조도 달라져요. 몸이 느끼는 반응도 달라져요.” - 김오성 해설


“축구선수들을 많이 봤습니다. 프로토콜로 보면 우리 선수들이 해외 선수들보다 빨리 복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팀 AT부터 순차적으로 올라오는 체계가 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다시 다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완전히 회복한 후 복귀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몸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를 하니 옛날 같은 경기력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 트라우마가 생깁니다. 운동도 싫고 자신감도 없고 심리적인 문제도 생기니 옛날 같은 기량이 안 돌아옵니다.” - 오재형 재활 트레이너


무리한 조기 복귀가 선수들의 부상을 키운다. 다연하다. 시즌 중에 다쳤다고 하면 선수는 반드시 빠른 복귀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미 다른 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한 경기가 중요한 선수들이 무리하게 돌아가는 경우가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몸이 전부인 선수들이다. 축구선수는 자신의 몸 말고는 대체할 수 있는 게 없다. 때문에 몸 관리와 부상을 자기 관리 영역으로 판단한다. 뒤가 따가운 시선도 있다. 부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선수와 트레이너, 코칭 스태프의 의견이 모두 다르다. 수술이라는 아주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도 마찬가지다.

“시간을 두고 고민할 수 없다. 수술을 아무 병원에서 할 수 없어요. 유명한 병원 가려면 또 시간이 걸리죠. 이 때 못해 다음에 하려고 하면 기다리는 데만 한 달입니. 그럼 복귀 시간이 늦어지죠. 시즌 중에 부상을 당하면 정말 힘들어요. 조급해집니다. 시즌아웃이라면 오히려 편하겠지만 간당간당하게 복귀가 가능하다면 짧은 시간에 복귀를 생각해 정말 많은 생각이 듭니다 선수들은.”


“아픔에도 불구하고 기능적으로 이상이 없으면 그냥 해요. 정말 안 될 것 같다 그래야 선수들은 수술하죠. 진통제를 먹고 참다 시즌 끝나고 수술해서 경과도 좋고 시즌도 잘 보내고 시기도 잘 맞춰 복귀하는 게 가장 좋은 경우에요. 하지만 극소수에요. 좋은 상태에서 좋은 수술로 좋은 기간에 회복하는 건 정말 운이 좋은 거에요.” - 김오성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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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치료사마다 방법이 다 달라요. 마사지부터 방법이 다 다르다. 중간에 바꾸기도 많이 해요. 수술 후 재활이냐 수술 없이 재활이냐 선수들은 정말 많은 고민을 합니다. 전적으로 수술은 의사의 판단입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정말 많이 고민을 하죠. 만약 모든 팀에 피지컬 코치나 AT가 있으면 부상은 덜 하겠지만 모든 팀이 그렇게 할 수는 없어요.”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는 브라질 피지컬 코치와 클럽하우스에도 각종 첨단 재활 기기가 있다고 들었어요. 정말 극소수죠. 여건이 좋으면 선수들은 수술이냐 재활이냐 고민할 필요도 없겠죠.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이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똑같은 부위와 수술 방법으로 해본 사람들은 선수에게 자신의 복귀 시기를 맞춥니다. 사람마다 다 다른데도 말이죠. 그래서 저 선수가 복귀 시간이 늦어지면 자기 기준에 맞춰서 회복을 강요합니다. 이래서 선수들은 큰 부상을 당하고 은퇴까지 합니다. 그런 경우를 정말 많이 봐서 안타깝습니다. 절대로 게을러 아픈 사람들이 아닙니다.” - 오재형 재활 트레이너


중증 통증이나 수술 이후 회복이 더딘 환자들은 정신건강의학과 협진을 통해 트라우마나 심리적 아픔을 함께 치유한다. 해외에서는 축구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심리 치료를 병행한다. 가뜩이나 아픈 선수들에게 심리적 위축은 더 큰 아픔을 만든다.


부상으로 은퇴한 득점왕 출신 해설과 그를 치료해준 재활 트레이너의 말을 들으면 게으른 탓으로 부상을 당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예방은 할 수 있다. 우리는 이것만 자기관리라 불러야 한다. 운이 나빠 다치는 경우는 없다. 너무 가혹하게 봐서는 안 된다.


“심리적으로 위축돼요. 어떤 선수는 부상 부위보다 심리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요. 외국은 정신과 치료도 같이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상대적으로 중요성을 많이 몰라요. 저 역시 많이 힘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심리치료가 아주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심지어 저는 수술하고 무릎이 더 아팠어요. 은퇴한 지금도 아파요. 무조건 수술이 필요해서 한 건데 하고 나니까 더 아프고 실패해서 후유증이 와서 은퇴를 했어요. 통증 하나가 정말 중요해요. 이게 ‘게을러서 아프다’라는 말을 깨줄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너무 따가운 시선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프고 싶어 아픈 사람은 없습니다. 물론 부상 예방은 자기 관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아픈 사람에게 너무 가혹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 김오성 해설


“베테랑 선수들은 자기 의견을 피력하고 부상을 말할 수 있겠지만 신인 선수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조금 더 넓고 편하게 아픈 사람을 봐주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자기 몸 상태를 말하지 못하는 선수가 말할 수 있는 선수보다는 많습니다. 그렇게 부상을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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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재산입니다. 너무 성급하게 복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더 자기 몸을 우선시하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구단에서 복귀하라는 뜻이 있더라도 아직 몸이 안 좋다, 상태가 나쁘다는 말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픈 데도 복귀해서 그만두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위축됩니다. 그러면 경기력이 돌아오지 않아 은퇴하는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심리적으로 안정을 주는 게 아픈 사람에게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당부를 하고 싶어요. 잘 휴식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운동이 힘든 건 인정하지만 쉴 때 잘 쉬어야 아프지 않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오재형 재활 트레이너


글=박상호 기자(ds2idx99@daum.net)

사진 하서영 기자(dreamymin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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