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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5월호] [핫피플] 승부차기가 즐거운 김로만의 평범한 스물

2017.05.10 Hit :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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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9일 강릉종합운동장 ‘2017 KEB하나은행 FA컵’ 3라운드. 내셔널리그 강호 강릉시청과 K리그 챌린지 신생팀 안산 그리너스 FC가 만났다. 접전은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이국적인 외모의 골키퍼가 몸을 풀었다.


김로만의 2017년은 내셔널리그. 강릉시청 임대를 선택한 김로만은 안산과의 FA컵 승부차기를 위해 종료 직전 교체 투입됐다. 만으로 스물인 소년에게 가혹한 시험 무대다. 허나 김로만은 5번 키커 곽성찬과 7번 키커 서준영의 킥을 막아내며 승리했다. 막내 로만이의 손으로 K리그를 꺾었다.


심장 떨리고 긴장되는 무대가 즐겁다. 김로만은 승부차기가 재밌다. 가급적 피하고 싶을 승부차기가 김로만을 설레게 한다. 우리는 김로만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차세대 국가대표, 포항스틸러스, 혼혈 선수. 이정도가 아닐까.


두려운 상황을 오히려 가슴 떨리는 기회로 만든 김로만. 그에겐 승부차기가 너무나도 재밌다. 승부차기만 끝나면 여느 스물의 청년과 다를 바 없는 김로만의 다소 평범한 이야기. 이슈의 중심이었던 혼혈 축구선수 김로만. 그의 평범한 스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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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차기가 즐거운 김로만, 그의 평범한 스물 이야기


“포항에서 경기를 못 뛰었다. 포항은 R리그를 참가하지 않았다. 1년 동안 경기장에서 나서질 못했다. 좋아하던 축구가 힘들어졌다. 2016년을 마무리하며 내년 역시 여전히 벤치에도 앉기 힘들 것 같았다”


“뛰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 너무 뛰고 싶었다. 구단에서 먼저 임대를 제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먼저 선택했다. K리그 챌린지도 알아봤지만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에서 기회를 주셨다. 기회를 찾는 게 나에겐 더 중요했다. 내 스스로 이겨내보고 싶었다”

“뛰지 못하니 내가 축구선수 같지도 않았다”


임대생 김로만은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다. U20월드컵 선수를 합쳐도 동일 나이대에서 가장 잘 알려진 유망주다. 포항제철중, 포항제철고에서 활약하며 포항스틸러스 유스팀에서 성장했다. 2016년엔 정원진, 우찬양 등과 함께 K리고 콜업됐다.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유망주의 탄탄대로 시작됐다.


K리거가 됐지만 포항의 2016년은 예상 못한 부침. 최순호 감독이 소방수로 등장하기 전까지 강등 얘기가 터져나왔다. 실제로 성남과 엎치락뒤치락 명문 포항이 강등을 걱정하는 위기가 찾아왔다. 이토록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린 골키퍼에게 쉽게 기회를 주기란 쉽지 않았다.


“포항은 K리그 최고 팀이다. 원래 포항의 색깔은 아주 강한 공격이다. 지난해는 운도 나쁘고 잘 풀리지 않았다. 포항은 항상 상위에 있어야 하는데 밑으로 쳐지면서 분위기도 안 좋았다. 최진철 감독님도 힘들어 하셨다. 선배 동료들도 힘들었다. 훈련만 열심히 했다”


“적응이 꽤 어려웠다. 물론 감독님이 청소년 대표팀 출신으로 유스를 담당하셨다. 분명 배울 점도 많고 편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우)찬양이처럼 필드 플레이어가 아니다. 기회가 쉽게 오는 자리가 아니다. (신)화용이형, (김)진영이형을 옆에서 보며 배우자 생각했다. 1년 열심히 훈련하며 보내자 다짐했다”


“훈련하면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래서 임대를 선택했다. 할 수 있으니 불명확한 내년을 기다리기보다 더 많이 뛸 수 있는 팀으로 가서 경험을 쌓고 싶었다. 형들을 옆에서 보며 배운 경험도 좋지만 경기를 뛰며 얻는 경험이 간절했다”


낯선 강릉이 즐겁다. 친구 하나 없는 막내지만 형들과의 생활이 재밌다. 다수의 미디어에 포착된 김로만의 모습을 보면 항상 웃는 모습이다. 이토록 긍정적인 김로만에게도 경기를 뛰지 못하는 건 너무나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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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있기에 반드시 뛰고 싶었기에


다시 뛸 수 있는 경기장이 행복하다. K리그 클래식보다도 하위리그지만 경험 많은 선수들과 함께 뛰며 얻는 경기의 가치가 소중하다. 걱정 없어 보이는 스물이지만 그의 직업은 선수다. 돈을 받고 뛰는 프로다. 평범한 소년에겐 꽤 압박감이 드는 부담이다

“똑같다. 크게 다르지 않다. 전혀 부족하지 않은 내셔널리그다. 프로 경력이 좋은 형들이 특히 많은 강릉시청이라 그런 것도 있다. 지난해 정규리그 1위다. 기대를 많이 했다. 정말 많은 걸 배운다”


“1년 동안 한 경기도 못 뛰었다. 성인 정식 무대를 처음 뛰고 나니 ‘임대 잘 왔다’ 생각이 마구 들었다. 이제는 나만의 목포를 세울 수 있다. ‘몇 경기를 뛰겠다.’ ‘몇 실점만 허용하겠다.’ 그 전엔 이런 목표를 생각도 못했다. 내가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이 없으니 목표도 없었다”


“(박)민선이형이 너무 잘 챙겨준다. 형들과의 관계가 어려웠으면 확실히 긴장만 했을 거다. 잘 챙겨주니 다른 부분에서 목표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긴다. 작년에 있던 박청효 선수가 내셔널리그 골키퍼 상도 아니고. MVP를 받았다. 올해 뛰어보니 MVP는 힘들더라도 골키퍼 상은 가능할 것 같다. 자신감 있다. 확실히 임대 잘 왔다. 자신감도 생기고 즐겁다. 목표라는 게 생긴다”


“선발 데뷔전보다 부산과의 2라운드에서 교체로 들어갔던 게 떨렸다. 전혀 생각 못했다. 끝나고 형들이 2:0 정도로 이기면 교체로 들어간다고 항상 준비하라고 조언해줬다. 솔직히 준비 안 했다. 반성했다.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걸 느꼈다. 이런 건 뛰어야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이다”


승부차기가 재밌다. 골키퍼 김로만은 상대와 정면 승부하는 승부차기가 가장 재밌는 순간이다. 192cm의 큰 키와 팔다리는 오히려 키커에게 위협을 준다. 승부차기 실력은 이미 어린 시절부터 정평이 나있다.


2011년 포항제철중 시절 풍생중학교와의 중등리그 왕중왕전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단 한 골만 허용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축구팬들에게 김로만이라는 유망주를 각인시킨 결정적 사건이었다. 포항제철고 진학 후에도 2014년 대통령금배 결승전, 2014년 전국체전 결승전, 2015년 후반기 고등리그 왕중왕전 준결승전에서 모두 승부차기로 승리하며 스스로 가치를 증명했다. 승부차기의 김로만이 성인 무대에서도 통함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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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승부차기의 첫 시작, 대형 유망주의 포문


“승부차기가 재밌다. 그때만큼은 나보다 공격수가 더 떨린다. 항상 자신감 있다. 어렸을 때도 자신감 있었다. 긴장하지 않는다. 승부차기에서는 오히려 공격수가 압박감을 느낀다. 90분 내내 공격수가 골키퍼를 위협하지 골키퍼가 위협되는 경우는 없다. 축구에서 유일하게 골키퍼보다 공격수가 불리한 상황이 승부차기다”


“포항에 있을 때만 만날 수 있는 K리그 팀을 만나 기뻤다. 내 첫 K리그 대결이 내셔널리그 유니폼이다. 그래서 꼭 더 잘 막고 싶었다. 붙어보니 챌린지랑 내셔널리그는 차이가 없다. 클래식과의 차이는 있어도 챌린지하고는 없다”


“공중볼을 잘 잡는다. 1:1상황에서 발로 잘 막는다. 위기 상황에 강하다. 위기를 막아내면 팀이 이긴다. 한 번의 찬스를 막아내면 팀이 득점할 수 있다. 내가 막아서 이길 수 있으니 무조건 막는 게 중요하다. 그게 골키퍼다”


어린 시절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럼에도 김로만은 여느 20대와 다를 바 없는 꿈 많은 소년이다. 묵묵해야 하는 골키퍼지만 주목도 받고 싶다. 쉬는 날엔 PC방에 가서 게임도 한다. 앞으로 열리는 U20월드컵에선 ‘한 살만 어렸으면...’ 이라는 아쉬움도 전했다. 평범한 우리와 다를 바 없는 20대였다.


“골 넣고 세레머니 하고 싶다. 나도 사람이고 축구선수다 보니 골 넣고 관심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아무 세레머니나 해보고 싶다. 어릴 때는 키가 크니 코너킥에서 골도 넣었다. 7골 넣은 적도 있다. 기회 봐서 코너킥 때 한 번 올라가고 싶다. 그런데 다른 선수들이 잘 해줘서 나는 올라갈 일이 절대 없다”


“친한 친구들하고 락볼링장도 가고 오버워치 하러 PC방도 간다. 로드호그라는 케릭터를 한다. 로드호그 잘하는 법은 잘 끌고 와야 한다. 한조는... 한조도 좋지만 다른 픽이 더 좋다.물론 잘하면 상관없다. 뭐든 잘 하면 좋다. 로드호그 있으니까 가급적 다른 선수들은 탱커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민선이형은 골키퍼의 한을 솔져라는 케릭터로 푸는 것 같다. 이대헌 형은 한조를한다. 원챔프 유저다. 진짜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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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에는 게임도 즐기는 평범한 소년 김로만


지난 4월 U20 월드컵 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독일 유망주 혼혈 골키퍼 케빈 하르 최민수(17, Kevin Harr)를 소집했다. 독일 이중국적자로 독일 분데스리가 클럽 VfB슈투트가르트 유스팀 소속 유망주다. 신태용 감독은 '아디다스컵 U-20 4개국 대회'를 통해 실험했다.


김로만과 비슷한 길. 최종 명단 발탁에서는 실패했지만 김로만의 꿈인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비슷한 선수에게 눈길이 가는 건 당연했다. 아직까지 혼혈인으로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최민수 역시 많은 미디어의 관심을 받았다. 어쩌면 피부와 머리색, 눈동자가 다르단 이유로 받는 관심은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다. 혼혈 축구선수로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은 김로만에겐 어떤 의미일까.


“혼혈 선수가 발탁됐다는 기사를 봤다. 대표팀에 있는 찬양이한테 전화해서 잘 하냐고 물어보고 한국말 못 한다더라. 여러모로 신기했다. 나이도 어리고 어려운 상황에서 대표팀에 들어가면 힘든 게 많겠구나 싶었다”


“외국인, 혼혈이 힘든 건 있다. 그러나 나에겐 분명 좋은 게 더 많았던 혼혈이다. 신기할 텐데도 친구들이 먼저 말도 걸어주고 쉽게 친해졌다. 눈에 잘 띄는 게 오히려 장점이라 생각한다. 모두가 쉽게 알아봐주신다. 관심이다. 부담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더 재밌었다”


“아직 보여준 게 없지만 내가 잘하면 더 많은 혼혈 선수들이 기회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국가대표나 포항에서 활약하면 좋게 봐주지 않을까싶다. 나처럼 시작하는 혼혈선수들이 힘이 될 것 같다”


한국 나이로 21살의 골키퍼가 한 살만 어렸으면 좋겠다고 한다. 5월이면 대한민국에서 다시 월드컵이 열린다. 수원, 전주, 인천, 대전, 천안, 제주에서 열리는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는 수많은 한국의 유망주들이 발돋움할 기회다.


차세대 국가대표 안방을 지킬 푸른 눈의 대한민국 골키퍼 김로만은 함께 축구했던 또래 선수들보다 딱 한 살이 많다. 김로만의 월드컵은 이제 한국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러시아와 카타르로 향한다.


“한 살만 어렸으면 좋았을 텐데...”


“한 살만 좀 어렸으면... 한 살만 어렸으면 대표팀이 보였을 텐데 좀 많이 아쉽다. 명단이 확정되고 찬양이한테 전화왔다. ‘될 줄 알았다’고 격려해줬다. 찬양이는 계속 경기를 뛰었으니 될 줄 알았다. 곧 생일인데 함께 축하해줬다”


“이제는 강릉만 생각한다. 최선을 다 하고 개인 성적보다는 팀 성적 위주로 마음잡고 훈련하겠다. 우승에만 신경 쓰고 몸 관리 잘 해서 포항에 가서도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경기 뛰면서 얻는 것이 정말 많다. 좋은 장면으로 얻는 귀중한 경험을 얻고 싶다. 물론 실수로 얻는 교훈도 소중하다. 포항에서는 그럴 생각도 못했다”


“내셔널리그에서 맹활약해 더 좋은 선수로 자리 잡고 싶다. 포항맨으로 성장한다면 지금 강릉에서의 기억이 정말 소중할 것이다. 그리고 이후에는 대표팀 선수가 되고 싶다. 포항은 훌륭한 골키퍼가 많았다. 계보를 잇고 싶다. 다음 월드컵, 다다음 월드컵을 향한 꿈이 있다. 가능하려면 더 노력 말고 방법이 없다”


“그리고 찬양이가 뛰면 우승 힘들 것 같다. 장난이다. 생일 축하해 찬양아. 우승해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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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응원에 더 열심히 뛰는 선수로 변한다는 김로만


어린 시절부터 받아온 과도한 관심이 부담될 법도 하다. 대중의 큰 기대와 비판에 성장하지 못한 유망주가 수두룩하다. 김로만 역시 그랬다.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하거나 포항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면 이상한 논리로 김로만을 비난했다.


또 하나의 유망주가 사라질 뻔 했지만 김로만은 이겨냈다.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이라 생각하며 기분 좋게 넘겼다. 한국의 다비드 데 헤아를 꿈꾸는 소년은 팬들의 사랑으로 모두가 사랑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어쩌면 그가 승부차기를 사랑하는 이유도 스스로 잘하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기쁨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팬들의 힘이 크다. 훈련할 때나 경기 보러 갈 때 말 걸어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시는데 정말 많은 힘이 됐다. 축구선수 김로만은 응원 덕에 더 힘나는 선수다. 다시 돌아간다면 더 많이 다가와 주셔도 됩니다. 주세요. 더 많이 말 걸어주시고 응원해주시면 많은 힘이 됩니다. 얼마전 기회 받은 현무형처럼 열심히 하겠습니다. 반드시 팬들의 응원에 보답해 포항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스틸야드에서의 1번을 이루고 싶어요. 두 번째는 국가대표에요. 다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꿈이에요. 데 헤아 선수가 롤모델입니다. 키와 체형도 비슷한데 팔도 길어 배울 점이 많습니다. 꿈을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포항맨이니까”


“경기장에서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시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같이 사진 찍는 걸 좋아해요. 김로만 많이 응원해주세요! 파이팅! 열심히 하겠습니다”


기획/글 = 박상호(ds2idx99@daum.net)

사진= 대한축구협회, 내셔널리그, 김로만 선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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