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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4월호] 목포에서 축구인생 화려한 2막 여는 GK 정의도

2017.04.03 Hit : 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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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도의 청춘은 차가웠다. 정의도의 내셔널리그는 뜨거웠다.


힘든 날보다 좋은 날이 많았던 골키퍼가 역경을 만나자 비로소 정의도의 이름으로 물들 수 있었다. 파란만장했던 서른 즈음에. 경험하기 전까지 몰랐던 역경이 몸에 닿았을 때 누구보다 아팠다. 그러나 역경과 상처가 만나 정의도를 물들였을 때, 비로소 정의도의 이름이 그의 유니폼에 빨갛게 물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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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감이 책임감으로 변하기까지. 역경이 뒤집혀 경력이 될 때까지. 그 시절 그러지 못해 아쉽다는 후회가 골키퍼 코치의 이름을 만난 날. 다시 한 번 정의도의 이름으로 물든 날. 신이 떠난 자리는 신이 메꾼다.


“도전의 기로에서 목포는 선택할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팀이었다. 플레잉 코치는 아니지만 후배 선수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었다. 어렸을 적부터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는 게 즐거웠다. 아직 실력이 부족하지만 후배들과 같이 몸을 만드는 과정이 흥미롭다”


정의도가 2017년 대전 코레일을 떠나 목포로 자리를 옮겼다. ‘갓상화’라는 별칭으로 창단부터 함께한 이상화가 떠난 빈자리를 채우게 됐다. 또 하나의 파격조건. 정의도는 골키퍼 외에도 코치직을 겸한다. 정식 코치는 아니지만 역시 플레잉 코치는 아니지만 2명의 후배 골키퍼를 가르치고 훈련까지 직접 짠다. 부담이겠지만 그는 책임감이라 말한다.


“부담도 크다. 대전 코레일 시절 우제명 코치의 플랜으로 훈련만 하면 됐지만 ‘오늘은 뭘 하고 어떻게 이끌어야 하지’ ‘훈련 중 무슨 말을 해줘야하지’ 이런 생각으로 하루가 간다. 그래도 가르치는 게 더 재밌을 때가 있다. 힘든 부분도 있지만 아직 내가 부족한 탓이다”


“감독님이 평소처럼 부담 없이 이끌어가라고 얘기해주신 게 도움이 됐다. 부담감이 없다고 못하지만 이제 책임감이 커졌다. 후배가 경기에서 훈련 모습을 보여주면 굉장히 뿌듯하다. 이 맛에 코치 선생님들이 하는구나 느낀다”


초보 코치의 훈련법은 ‘경험’ 연세대 시절부터 최우수 골키퍼 상을 석권한 정의도는 다양한 경험으로 중무장했다. 성남과 수원FC를 거친 것은 물론 대전 코레일과 서울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며 K리그 클래식, 챌린지, 내셔널리그, K3리그를 모두 뛴 대기록을 가지고 있다.


좋은 경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남 시절엔 1년에 한 차례씩만 모습을 보였다. 이제 막 시작한 코치는 어떻게 경험의 폭을 다루고 있을까.

“프로 시절 배운 것도 쓰고 대표팀 시절 배운 것을 접목시켜 이 선수는 뭐가 부족하고 보완해야 하고를 중점적으로 훈련에 적용한다. 조금이나마 더 도움이 많이 되려면 내 경험과 선수들을 맞추는 게 중요했다”


“경기 운영, 실점 상황을 적절히 조언해주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아직 완벽한 상황을 볼 수 없다. 코치님들은 지도자의 경험과 선수의 경험으로 실점 당시 이렇게 했으면 확률적으로 더 쉽게 막을 수 있었다고 얘기해주겠지만 내가 부족해 도움을 줄 수 없다. 좋은 말을 해주고 싶어도 이렇게 하면 막을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조언을 함께 해주고 싶다”


“어린 시절 도움 받은 게 많아 후배들을 도와주고 싶다. 지금부터 배워나간다면 나중에 코치직을 했을 때 더 어린 후배들에게 좋은 지도가 가능할 것 같다. 훌륭한 경험은 아니지만, 경력은 많이 쌓지 못했지만 도움이 된다면 모든 걸 주고 싶다”


“왜 코치가 스트레스를 받는지 느꼈다. 내 말이 잘 통하지 않고 따라와주기 어려울 때 스트레스가 생긴다. 직접 해보니 우제명 코치에게 미안했다. 자주 전화한다. 이제 ‘내 마음 알겠냐’ 라며 장난도 치더라. 그러면서도 ‘너가 잘해야 한다. 너가 늘어지면 한도 끝도 없이 추락한다. 그럼 은퇴다’라는 조언도 해줬다. 경험이 최고의 훈련이다”


“김봉수, 박영수, 이용발 선생님과 축구하며 생각해놨던 것들들을 배우면서 후배들에게 알려준다. 경기에 나설 때 훈련에서의 모습을 선수들이 보여주면 정말 뿌듯하다.


다시 즐거워진 축구. 꿈꾸던 코치를 겸하지만 버티기 버거운 순간도 있었다. 아니, 훨씬 많았다. 이겨냈다는 표현은 쓰지 않겠다. 이기는 것보다 버티는 게 더 중요하다. 포기의 순간에서 , 절망의 나락에서 버텨준 용기는 승리보다 더 값지다.


“골키퍼는 29, 30살 쯤 눈이 트인다고 한다. 정답이다. 지금의 감정을 어릴 때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너무 아쉽다. 사람은 지나고 나야 느낀다. 후회하고 나서야 깨닫는데 그때는 너무 늦었다. 지금의 간절한 마음과 축구를 바라보는 누을 어렸을 때 느꼈다면 정말 좋았을 것이다”


“K3리그 시절엔 120kg이 넘었다. 축구를 그만두려했다. 살을 빼고 후반기에 돌아오고 열심히 하니 기회가 왔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버티니 길이 보였다. 멈추지 않는다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


“선의의 경쟁. 골키퍼는 한 명만 나간다. 그러면 누군가는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3번 골키퍼는 2번 골키퍼를 잡고 2번 골키퍼는 1번 골키퍼를 노린다. 서로가 좋은 경쟁 속에서 하다보면 발전한다. 결론은 내가 잘해야 후배들이 갈 수 있는 곳이 높아진다. 높은 곳으로 갔을 때 나를 이기는 경쟁구도가 되길 바란다”


어느덧 서른에 접어들었다. 막상 꿈꿨던 서른 즈음에와는 많이 다르다. 꿈꾸는 코치직을 경험하고 있지만 여전히 축구선수로 뛰는 지금이 행복하다. 늘 성실한 모습을 보였기에 코치와 선수 모두 최고의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정의도가 더욱 땀으로 유니폼을 물들이게 된 이유 역시 코치다. 골문을 지키는 책임감 외에도, 팀의 전설적인 선수를 대체해야 하는 부담감 외에도 정의도는 지켜야할 후배가 많아 포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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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후배들에게 잘해라 말할 수 없다. 후배들에게 얘기 할 때 내가 흠이 없어야 할 수 있다. 밥 먹을 때의 시간 약속이나 규율이나 내가 떳떳해야 선수들도 ‘의도형이 저러니 나도 그래야지’라며 행동한다”


“분명 어릴 적 그렸던 서른의 모습과는 다르다. 이렇게 빨리 코치를 경험할 줄 몰랐다. 그래서 더 기쁘다. 나 혼자만 했으면 분명 무너졌을 것이다. 지금은 내가 끌고가야할 후배 골키퍼도 둘이나 있고 팀의 모든 후배들 역시 내가 우승까지 함께 가야 한다”


“계속 열심히 하고 싶다. 후배들이 잘되려면 내가 더 노력해야 한다. 어느 팀에서건 정의도하면 ‘성실하고 괜찮은 선수’라는 소리를 듣는 게 목표다. 나를 믿고 나부터 잘해야 동생도 잘하고 따라온다. 내가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동생들도 잘하기 어렵다. 내가 성실하고 괜찮은 선수였다면 우리 후배들도 목포도 성실하고 괜찮다는 것이다


기획/글 = 박상호(ds2idx99@naver.com)

사진=오지윤, 한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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