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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3월호] (인터뷰) "선수부터 먼저 달라지자" 축구 미생 위한 오재석의 조언과 당부

2017.03.02 Hit :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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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지 여백과 시의 말미를 채우는 마지막 단어이자 그림 ‘꿈’ 고난을 버티게 해주는 원동력이자 내일 더 올라가자는 동기부여. 오늘도 수많은 축구선수가 포기하고 시작한다. 그렇게 오늘도 수많은 꿈이 지고 생겨나기를 반복한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J리그 명문 감바 오사카의 국가대표 오재석은 스물여덟의 평범한 나이다. 하지만 그가 쌓아 올린 경력은 대한민국 1%만이 경험할 가슴 뛰는 땀의 결과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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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대표 명문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J리그 진출로 해외 무대까지 누비고 있다. 감바 오사카 입단으로 일본 최고 인기팀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까지 획득했다. 해외 리그 진출은 물론 훌륭한 인프라 경험과 태극마크까지. 누군가를 동경하던 오재석은 이제 시작하는 모든 땀들의 롤 모델이 됐다.


다 가진 것 같던 오재석에게도 달라질 계기가 있었다. J리그와 감바 오사카,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팀 유니폼이 인생을 바꿨다. 체계적인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서 오재석은 눈이 커졌다. 축구를 향한 시선도 새롭게 정립됐다. 좋은 추억이었던 태극마크는 꿈의 동기부여로 오재석을 일으켰다.


오늘도 밤의 끝자락에서 한숨으로 밤을 지새우는 후배들을 공감한다. 하부리그에서 시작하는 후배와 여전히 달리고 있는 동료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태극마크를 꿈꾸는 시작은 미약한 미생을 마음의 시작에서 새벽 끝까지 응원한다.


“요즘 한국 축구가 취업난이다. 물론 어려운 취업 상황도 문제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구조가 문제다. 선수들이 대우 받는 체계가 여전히 부족하다. 아쉽다. 선수들이 스스로 애착을 가지기엔 구조가 부족하다. 일본에서 생활하며 봤을 때 내가 한국에서 뛰는 선수라면 그런 부분이 정말 아쉬울 것이다”


한국축구는 취업난이다. 내셔널리그만 해도 2팀이 2017년부터는 볼 수 없고 K리그 역시 2팀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팀은 줄었지만 뛰고 싶은 선수들은 넘쳐난다. 무적 신세의 선수들이 많아졌다. 물론 누군가는 그들에게 노력이 부족하다든지 나태하다든지 말할 것이다.


그러나 오재석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취업난도 문제지만 한국축구의 구조. 본질을 꼬집었다. 일본에서 생활하며 느낀 점은 단순한 수준과 인식 차이가 아닌 인프라, 구조였다. 특히 경기장, 장비 등 축구적인 인프라를 넘어 선수를 위한 실질적인 인프라의 중요성을 느꼈다.


“한국 축구는 순환구조가 적다.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가 적다. 일본에서는 1부 리그에서 2부 리그로. 2부에서 3부로 가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반대로 J3리그에서 J리그로 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물론 하부리그로 가는 경우는 은퇴가 가까운 선수들이 많이 간다.”


“감바 오사카에 있던 J리그와 일본 대표팀의 전설 묘진 도모카즈 선수도 J3리그로 갔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한국처럼 낙오자라든가 패배자라든가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없다. 순환구조가 잘 돼있다. 선수들이 자연스러워지려면 이런 구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확실히 일본 선수들은 자부심이 강하다. 한국은 어떻게 보면 배척한다. 이런 부분이 아쉽다. 한국 선수들은 K리그 클래식에서 챌린지로, 챌린지에서 내셔널리그로 가면 쫓겨난다고 생각한다. 이제 끝났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모든 리그를 하나의 리그라고 생각한다. 쫓겨나는 게 아니라 그냥 팀을 옮긴다고 생각한다. 내 팀이라는 자부심이 팬들도 강하고 선수도 강하다. 선수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구조의 문제도 있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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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도 많은 K리그 출신들이 내셔널리그에서 새롭게 출발한다. 내셔널리그는 하부리그다. 최상위 리그에서 뛰었다면 당연히 자존심 상하고 분했을 것이다. 자부심마저 사치가 되는 격이다. 하부리그에서 상위리그로, 상위리그에서 하부리그로가 자연스럽게 갈 수 있는 구조개선도 반드시 필요하다.


“선수 입장에서는 끝이라는 생각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K리그보다 내셔널리그에 있는 후배들이 더 많이 조언을 구한다. 듣다보면 공감도 되고 안타깝기도 했다. 과거 강원FC에서 같이 뛰었던 울산현대미포조선 (김)정주는 내셔널리그에서 굉장한 선수로 성장했는데도 고민이 많았다. 만약 내셔널리그에서도 부진했다면 선수 스스로 자괴감이 많이 들 것이다”


“모든 리그가 이름부터 통합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한다. 선수나 관중들로 하여금 하나의 리그, 하나의 축구로 인식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 따로따로 가고 성장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함께 가야하고 하나로 뭉쳐야한다. 그래야 선수도 행복하고 보는 관중도 행복하다”


“과거 부상 회복 후 한국의 내셔널리그격인 J3리그 팀과 경기한 적이 있었다. 소도시였고 J3리그다보니 관중이 없을 줄 알았다. 이건 아마 한국에서 온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게 우리 축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중이 굉장히 많았다. K리그 상위권 정도로 몰렸다. 정규 경기도 아니었다. J리그 리저브팀과 하는 경기인데도 굉장히 많이 왔다. 이러니 선수들 스스로가 자부심이 안 생길 수가 없다”


“선수들에게 뛰고 싶은 리그, 구조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선수들의 문제 역시 고쳐가야 하지만 우리의 구조도 함께 고쳐야한다. 내셔널리그가 K리그만큼 관중이 온다면 점점 선수들이 순환구조에 익숙해질 것이다. 차츰차츰 가면 된다.”


이토록 구조를 강조하는 이유는 ‘동료의식’ 좋은 기량을 가졌음에도 불가피하게 축구를 그만둔 동료를 보면 가슴 아팠다. 그는 많은 선수들과 함께 오래오래 축구 하고 싶다. 포기하지말자는 말에 진한 감정이 실리는 이유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충분히 할 수 있다. 분명 많이 바뀌는 중이고 좋아졌다. 긍정적인 부분이 많아졌다. 일본에 와서 느낀 가장 좋은 감정이 ‘행복’이다. 지금의 축구는 너무 행복하다. 재밌다. 만약 K리그에서 내셔널리그로 가야 한다면, 프로팀을 가지 못해 내셔널리그에서 처음 시작해야 한다면 자부심을 가지고 내 팀이라는 생각으로 한 번만 더 같이 도전했으면 좋겠다.”


“나 역시 하부리그에 관심 가지지 않았고 오직 나만 생각했다. 일본에서 눈이 커졌고 시선이 달라졌다. 특히나 내셔널리그는 갈수록 좋은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계속 좋은 예시가 생긴다면 누구나 꿈이 이뤄질 수 있다. 작년 수원FC 김병오 선수처럼 천천히 인식이 바뀔 것이다. 나 역시 (김)병오를 보며 내셔널리그에서의 좋은 모습을 K리그에서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느꼈다. 그 다음 주자가 본인이 아니라는 법 없다.”


가장 힘들 때 필요한 것은 위로의 한마디. 오재석은 누구보다 지금의 현실과 어려운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어떤 부분이 선수들에게 직접적으로 필요하고 왜 그렇게 되어야 하는지 피부로 느꼈다. 현실성 없는 조언으로 후배를 독려하기보다 독려하며 위로한다.


오재석에게도 힘든 날이 있었다. 오재석은 지난해 중국과 이란으로 이어지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에 나섰다. 그토록 꿈꾸던 A매치 데뷔였다. 하지만 대표팀 상황이 여의치 않아 주 포지션에서 뛰지 못하며 다소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오재석은 이런 역경도 이겨내면 경력으로 꿈이 된다고 한다.


“지금도 국가대표가 어색하다.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얻었지만 다시 태극마크를 달기까지 4년이 걸렸다. A매치 데뷔전이니 사실상 첫 대표팀이다. A매치 경험이 없는 내가 뽑힐 줄 몰랐다.”


“대표팀은 정말 부담이 많은 곳이었다. 이제껏 내가 받은 관심과 시선을 다 합친 것보다 더 굉장했다.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자리기에 비판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도 더 성장해야겠다고 느꼈다”


“나는 27살에 첫 성인 국가대표가 된 것이다. A매치를 뛰기까지 이렇게 오래 걸렸다. 아무도 나를 대표팀으로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후배들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 대표팀을 노렸으면 좋겠다. 한 번 다녀오면 평생 뛰고 싶어질 것이다. 꼭 경험했으면 좋겠다. 나도 계속 노력할테니 같이 대표팀에서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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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옳은 변화는 구조만 변해서는 될 수 없다. 오재석이 오재석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조언이자 당부는 선수‘부터’다. 선수부터 변하자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무엇인가 바뀌기 위해서는 선수인 우리부터 바뀌자고 말한다.


“아직은 한국축구가 탄탄하게 가야할 시작 단계다. 그러기 위해 선수들이 정말 잘해야한다. 우리 구조가 알아서 바뀔 것이라 생각하는 게 문제다.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구조가 하루아침에 바뀔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선수들이 바뀌지 않으면 구조도 변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좋은 사례를 만들어줘야 빨리 바뀔 수 있다. 기다리지만 말고 선수들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 오기만을 가만히 기다린다면 스스로뿐만 아니라 후배들에게도 독이 되는 나쁜 행동이다. 현실이 힘든 것도 알고 여유가 없는 것도 안다. 그래도 우리 선수부터 바뀌자. 선수인 우리부터 변화해서 구조도 바뀌고 시선도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셔널리그 선수들이 프로에 가지 못한 열등감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들었고 나 역시 일본에서 생활하며 공감하고 느낀 부분이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 행복해야한다. 좋아서 한 축구를 재밌게, 행복하게 했으면 좋겠다. 꿈꾸는 모두가 노력해 한 자리에서 같이 축구하는 날이 오길 기다린다.”


알고 보면 여느 청년과 다르지 않다던 오재석. 본인 역시 여전히 꿈꾸는 즐거운 청년이라던 도전자 오재석. 오재석을 꿈꾸는 이들에게 오재석이 전하는 메시지는 희망과 조언을 담은 진솔한 당부였다.


“포기하지말자. 같이”


오사카=박상호 기자(qkrtkdgh93@naver.com)

사진=대한축구협회, 감바 오사카,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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