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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3월호] (동계특집) '1+1=0?' 목포 김정혁 감독의 축구공식

2017.03.02 Hit :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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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은 0일 수도 있는 게 축구다" 목포시청 김정혁 감독의 축구공식


"축구는 수학 공식이 아니다. 1+1이 2인 건 수학이지 축구가 아니다. 0일 수도 있고 2일 수도 3일 수도 있는 게 축구다"


은퇴를 앞둔 베테랑 선수들이 말미에 꼭 하나씩 남기는 말이 있다. "축구를 하면 할수록,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알면 알수록 축구는 더 어렵고 모르겠다."


2009년 창단식을 열고 내셔널리그에 참가한 목포시청을 9년째 이끄는 김정혁 감독은 90분의 실수와 변수 속에서 승리를 쟁취하려는 이들에게 오히려 실수할 가능성을 가르친다. 이게 축구고 그래서 축구라는 걸 선수단에게 알려준다. 고칠 수 있는 방법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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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열악한 재정. 빠듯함은 선수단 강화로 이어지기 어렵다. 그럼에도 김정혁 감독은 항상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힘든 탓에 경험이 적고 어린 원석을 발굴해 보석으로 만들어야 했다. 뛰어난 선수 육성과 지도력으로 스타 발굴은 물론 매년 놀랄만한 성적으로 모두를 놀랍게 만들었다. 어떤 공식이 축구라는 난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까.


개막을 한 달여 앞둔 2월 목포시청은 경상남도 남해군으로 동계 전지훈련을 떠났다. 김정혁 감독은 1군이 아닌 선수들을 언제라도 기용 가능한 ‘1군 후보’로 생각했다. 내셔널리그뿐 아니라 많은 K리그 팀까지 동계 전지훈련지로 남해를 선택한다. 때문에 남해에서는 보통 2일, 3일에 한 번씩 연습경기를 진행한다. 이에 목포는 전지훈련에서 1군을 전면 기용하며 최정예 조직력에 힘쓰기보다 팀 전체의 화합을 우선순위로 놓았다.


전지훈련 기간은 베스트11 조직력을 완성시키는 것마저도 빠듯한 짧은 시간이다. 한 달 채 안 되는 시간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그럼에도 11명이 아닌 목포시청의 조직력을 생각했다. 시간의 어려움에 더해 선수단의 연령차가 큰 것도 꽤 걸림돌이었다.


용인시청에서 목포시청으로 자리를 옮긴 서인덕은 90년생 28살이다. 일반적으로 중간 혹은 위 나이지만 목포에서는 5손가락 안에 드는 중고참이다. 그에 반해 새로 합류한 선수들은 이제 막 대학을 졸업했거나 아직 20대 초반인 그야말로 신인인 선수들이다. 경력도 천차만별, 경험도 다르며 전술과 훈련을 소화하는 능력에서도 차이가 크다.


김정혁 감독은 아예 실수할 기회를 열어주며 축구 공식을 펼쳤다. 첫 번째 공식은 1+1은 3. 고참과 신인이 합쳐지면 시너지로 더 큰 결과물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선수단 연령이 낮다. 매 시즌 고민이라고 말한 것 같다. 목포는 쉬웠던 적이 없다. 항상 나이도 어렸다. 그럼에도 항상 우리 선수들이 잘해줬다. 형들은 형대로, 동생은 동생대로 잘하니 사이가 좋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게 있을 것이다. 그게 또 목포의 강점이다”


동행하며 직, 간접적으로 선수단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굉장히 친밀했다. 필요 없는 벽을 허물었다. 분위기를 풀 수 있는 가벼운 농담부터 자문까지 후배들은 선배를 조력자, 형을 넘어 이미 팀원으로 느끼고 있었다.


K리그 챌린지 경남FC로부터 새로 합류한 임대생 김영욱은 “분위기가 좋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로 목포에 합류했다. 많이 힘든 상태였다. 지금은 감독님과 코치님, 그리고 팀 형들과 많은 얘기를 하고 경기에 나서니 자신감도 올라갔다. 팀 분위기가 많이 중요함을 느꼈다”라는 말로 좋은 분위기의 중요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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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서 새 출발하는 골키퍼 정의도 역시 김정혁 감독의 리더십과 지도력에 감사를 전했다. 대전 코레일을 떠나 도전해야 했던 정의도에게 “선생님이랑 같이 해보자. 플레잉 골키퍼 코치로 후배들도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후배들을 가르치며 너의 부족한 부분을 성장시키고 선수들끼리 서로 배울 수 있게 만들 것이니 같이 해보자” 김정혁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서른하나의 정의도는 도전이 낯설 때다. 오히려 기피가 가까워지는 시기다. 그럼에도 플레잉 코치 격으로 후배와 선배가 하나 되어 서로가 서로를 보며 배우기를 바랐다. 후배는 선배를 보며 배우고 선배도 후배를 보며 배워 서로 성장해 서로 경쟁하는 판을 만들었다. 해답이 3으로 가는 풀이 과정이 기대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첫 번째 공식이 틀리길 바랄 것이다. 좋은 흐름으로 이어진다면 1+1=3이 아닌 4, 5, 6까지 갈 수 있다고 확실할 것이다. 선수들은 이제 함께 해서 이겼고 해야만 이긴다는 것을 직접 느끼고 있다.


두 번째 공식 1+1은 0. 아무리 좋은 것을 더하더라도 과정에서 실수를 범한다면 되려 0이 된다. 해서는 안 되지만 그래도 김정혁 감독은 가르친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어차피 누구나 실수는 한다. 다만 오늘 한 실수를 내일 또 한다면 그게 바로 실력이다. 김정혁 감독도 이를 알고 있다. 해서 오히려 실수를 가르친다.


변수의 스포츠 축구.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다. 모든 선수가 완벽한 경기를 펼치면 점수는 영원히 0 : 0이다” 프랑스 축구의 전설이자 전(前)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미셸 플라티니가 남긴 말처럼 축구에서 승리는 상대와 혹은 우리의 실수로 더하기와 빼기가 합쳐진 결과물이다.


“지난 경기 끝나고 내가 뭐라고 했지?”

“오늘 경기 오기 전에 어떤 것 생각하고 오라고 했지?”

“일기에 실수랑 약점 어떻게 적었어?”


경기를 앞두고 전술 지시가 아닌 선수들에게 지난 경기 후 전달한 피드백을 되묻는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 선수는 정확히 가르쳐준 보완점을 말한다. 어렵거나 기억하기 힘든 부분을 위해 김정혁 감독은 선수들에게 일기까지 권했다. 못하는 부분도 있다. 감독도 알고 있다. 약점을 장점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함께 알고 있다. 진짜 실수를 지양하는 방법은 오히려 열어주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지시를 하고 체계를 만들고 문제를 꼬집기보다, 잘못이고 실수라고 말하기보다 선수 스스로 보완할 부분으로 느끼도록 만든다. 오늘 선수들이 고쳐야할 것은 실수가 아니라 보완할 점이다. 1+1은 2가 아니었더라도 0이주는 교훈을 스스로 느낀다. 변화할 가능성을 준다. 그렇게 팀이 발전한다.


0에서 시작하기에 세세하게 알려준다. 기본기부터 축구를 보는 눈을 새롭게 정의해준다. 한 선수는 “감독님을 만나기 전까지 실수도 두려웠다. 내가 알던 축구도 반쪽이었다. 굉장히 많은 성장을 하고 있다”며 지도력에 굉장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일례로 상대와 우리의 역습에서 생기는 문제를 원초적인 관점에서 꼬집어준다. “앞이 강해지면 자연스럽게 뒤가 약해지고 뒤가 강해지면 앞이 약해진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오늘 우리의 역습이 약한 이유는 수비가 강했던 때고 상대의 역습을 막지 못했을 때는 우리의 공격이 강하고 수비가 약했던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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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이지마라” 뼈아픈 실수로 패배했더라도 선수들을 독려한다. “축구는 수학 공식이 아니다. 1+1은 0일 수도 있다. 꼭 딱 맞는 답을 찾으려고 힘 빼지마라” 그렇게 김정혁 감독의 축구 공식이 시작했다. 0에서 시작해 2와 3까지 도달한 것이다. 실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변수를 오히려 차단했다.


실수를 미리 알고 고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목포는 늘 그랬다. 한 번 했던 실수를 좀처럼 또 하지 않는 팀이다. 내셔널리그 팀들은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으로 목포를 자주 꼽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또다시 실수하지 않으려 오늘 실수한다. 경기에서 실수하지 않으려 훈련에서 실수한다. 내일 넘어지지 않기 위해 오늘 넘어지는 것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팀의 문제점부터 선수 한 명이 가진 문제점과 부상, 심지어 다쳤던 부위와 후유증까지 파악하는 감독. 1+1은 0일 수도 있다며 오히려 마음이 어지러운 선수들을 다독이던 감독. 성인에게 스스로 돌아보라며 일기를 추천해주던 감독.


처음 시작은 항상 아무 것도 모르고 앞이 어둡다. 한 치 앞도 모르는 미지수를 풀기 위해 2017년 목포시청 김정혁 감독의 축구 공식이 0에서 출발한다. 축구는 수학이 아니기에.


남해=박상호 기자(ds2idx99@daum.net)

사진=하서영 기자, 권지수 기자, 이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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