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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 ①1995년 한국철도 첫 전국대회 결승 ‘감격’

장영우 2018.01.05 Hit :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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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과거를 호출해 즐길 수 있는 이유는 그때가 ‘참 좋은 시절’로 기억되고 있기 때문이다. PC와 인터넷 보급으로 디지털 문화가 도입되고 국내산 드라마와 가요, 영화 등 대중문화가 꽃피우던 1990년대. 지금 내셔널리그의 전신인 K2리그와 실업축구리그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현재 중장년층에게 기억되고 있는 시간 여행지 1990년대,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한국 실업축구계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추억을 더듬어보려 한다. 2018년 신년기획, 타임머신의 첫 번째 주인공은 '대전코레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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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장영우] 지난 2017년 11월 13일. 대전평생교육진흥원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대전광역시가 주최한 ‘시민공감 2017 대전 기네스 어워드’가 그것. 내셔널리그 소속의 대전코레일은 이날 행사에서 대한민국 축구단 중 최고(Best) 오래된 구단으로 선정됐다.


코레일 축구단은 1943년 조선철도축구단으로 창단해 한국 축구 발전의 산파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14년 인천광역시에서 코레일 본사가 있는 대전광역시로 연고를 이전해 대전코레일이라는 이름으로 내셔널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 2005년과 2012년 내셔널리그 통합우승, 2013년과 2015년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 우승, 2015년 내셔널리그 정규리그 1위 등 국내 유수의 대회에서 높은 성적을 거둬 명실상부한 실업축구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타임머신-그 땐 그랬지’의 첫 이야기는 1995년 대전코레일의 전신인 한국철도 축구단으로부터 시작된다.


‘34년 설움’ 한국철도 첫 전국대회 결승 ‘감격’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인 1995년 9월 28일 한겨레신문 스포츠 18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일용잡급직 형편없는 대우 속 “이현창 감독 노력 결실”이라는 부제목이 따라 붙었다. 기사에는 한국철도가 95한국추계실업축구연맹전 준결승에서 지난대회 준우승팀인 ‘강호’ 한국주택은행을 1-0으로 눌러 창단 후 처음으로 전국대회 결승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95한국추계실업축구연맹전은 9월 1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효창운동장, 효창운동장보조구장, 동대문운동장, 기업은행 구장에서 펼쳐졌으며, 중소기업은행 한국철도 할렐루야 대우 로얄즈 국민은행 이랜드 푸마 주택은행 한국전력 서울시청 제일은행 등 총 10개팀이 참가했다. 2개조로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2위팀까지 4강에 진출, 토너먼트로 우승을 가렸다. 당시 한국철도는 중소기업은행, 할렐루야, 대우 로얄즈, 국민은행 등 실업축구 강팀들과 1조에 묶여 조별리그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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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 9월 14일 오후 1시 기업구장에서 열린 할렐루야와의 조별리그 1조 개막전. 한국철도는 김승희 현 감독과 김찬석 수석코치, 이광진 코치를 비롯해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을용 FC서울 2군 감독이 주축을 이뤄 승리를 따냈다. 후반 5분 이광진의 선제골로 기선을 잡은 한국철도는 1분 뒤 전경택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1분 뒤 페널티박스 혼전상황 속에서 김찬석이 역전골을 터뜨려 2-1로 이겼다. 김승희와 이을용이 중원에서 경기 조율 역할을 담당한 가운데, 이광진과 김찬석이 최전방에서 해결사 능력을 뽐냈다.


이틀 뒤 실업 강호인 기업은행과의 맞대결에서 1-2로 패했지만 18일 국민은행과 3차전에서는 난타전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김승희, 이을용, 이광진(2골)이 릴레이골을 뽑았다. 22일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대우로얄즈와의 4차전에서도 이광진의 2골 활약 속에 2-2 무승부를 거뒀다. 조별리그 2승 1무 1패(승점 7).1위 기업은행과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기업은행 +3, 한국철도 +1)에서 뒤진 2위로 마침내 4강에 진출했다. 그 해 4월 춘계실업축구연맹전에서 창단 후 처음으로 전국대회 4강에 올랐던 한국철도는 2개 대회 연속 준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사실 객관적인 조건을 볼 때 한국철도의 이러한 변신을 설명하기는 아주 어렵다. 타구단의 10% 밖에 되지 않는 예산에다 선수들의 지위 역시 정규직이 아닌 일용잡급직이어서 안정적인 전력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 시즌 한국철도의 선전은 상승세도 상승세지만 이러한 불안정속에서 일궈진 열매여서 더욱 놀라운 것이다.”

한겨레_‘34년 설움’ 한국철도 첫 전국대회 결승 ‘감격’(1995.09.28. 기사) 中발췌


한국철도 ‘통한의 10초’
한국철도의 질주에는 브레이크가 없었다. 9월 28일 열린 주택은행과의 4강전. 한국철도는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33분 김승희의 패스를 받은 이광진의 골로 1-0 승리를 거머쥐었다. 한국철도가 전국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창단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한국철도의 결승전 상대는 디펜딩챔피언 기업은행. 실업최강팀인 기업은행을 만난 한국철도의 상승세는 결승전에서도 계속됐다. 전반 35분 김찬석이 아크 중앙에서 수비수를 제친 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왼발 슈팅 한 것이 유진회 골키퍼 키를 넘고 골네트를 가르는 순간, 이현창 한국철도 감독은 승리를 직감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10초를 버티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후반 45분 박두정에게 헤딩 동점골을 허용한 한국철도는 결국 연장 전반 3분 박국창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1-2로 역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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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창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모든 걸 맡기는 스타일이셨다. 한 발 물러서서 뒤에서 선수들이 어떻게 하시는지 지켜보셨다. 선수들에게 강압적으로 하지 않으시고 보듬어주시는 편이다. 전형적인 아버지 상이셨다.” _김찬석 수석코치


“신인이라 선배들을 따라가는 입장이었다. 34년 만에 결승전에 올라간 것도 몰랐다. 기사가 뜨고 나서야 알았다. 결승전이 너무 아쉬웠다. 김찬석 코치님의 골로 앞서나가다 종료 10초를 남겨두고 실점을 했다. 연장전에서도 세트피스로 점수를 내줬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쉽다.” _이광진 대전코레일 코치


95한국실업축구연맹전에서 6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을 거머쥔 ‘신예’ 이광진, 이를 받쳐주는 주장 김승희. 게임메이커 김찬석은 현재 각각 대전코레일 축구단의 감독과 수석코치,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김승희 대전 코레일 감독은 올해로 24년 째 한 팀을 지키고 있다. 1990년 철도청 축구단에 입단한 김승희 감독은 10년 동안 미드필더로 뛰었다. 2000년 코치직을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2007년에는 이현창 감독에 이어 감독직을 맡아 현재까지 팀을 이끌고 있다.


특히 올해 51살인 김승희 감독은 한 팀에서 인생의 절반을 보냈다. 반오십 년의 시간 속에서 ‘코레일’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울고 웃었다. 그 중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이을용 FC서울 2군 감독과의 일화가 유명하다. 이을용은 고교 졸업 후 받아주는 팀이 없어 정처 없이 방황하다 1995년 철도청에 입단해 인생역전에 기틀을 다졌다. 철도청 5년 선배 김승희 감독은 당시 유니폼을 빨고 있던 이을용이에게 “넌 아직 어리니까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줬던 기억을 사석에서 털어놓기도 했다.


그렇게 코레일 축구단은 “선택받지 못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명지대 졸업 후 오로지 한 팀에서 외길을 걸은 김승희 감독은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우리가 최선을 다한다면 언제든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2005년 마침내 첫 번째 내셔널리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현창 감독(현 이천 시민축구단 사령탑)을 보좌하면서 거둔 값진 우승이었다.


2012년에는 자신이 지휘봉을 잡고 나서 처음으로 정상을 밟았다. 감독으로서 내셔널리그 패권을 차지하기 까지 꼬박 5년이 걸렸다. 값진 경험이었다. 당시 정규리그 5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한 코레일은 15일간 6강→준PO→PO→챔프전 5경기를 거듭하는 강행군 속에 5연승의 무결점 퍼펙트 우승을 차지했다. 그들은 지금까지도 ‘기적의 팀’으로 회자되고 있다.


2018년 대전코레일은 창단 75주년과 함께 대전 연고이전 4주년을 맞이했다. 대전코레일은 2014년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 준우승을 차지한 뒤 3년 연속 가을잔치에 오르지 못하며 과도기를 겪었다. 새 시즌 대전코레일은 명가재건을 기치로 내걸고 오는 9일 말레이시아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우리나라 축구단 중 가장 오래된 구단, 대전코레일이 무술년 새해, 선배들의 ‘철도정신’을 이어받아 대한민국 최고의 팀으로 거듭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시민공감 2017 대전 기네스 어워드’에서 대한민국 최고(Best) 축구단으로 선정된 대전코레일. 2017 대전코레일 김승희 감독과 김찬석 수석코치, 이광진 코치. 사진 = (차례대로) 하서영 기자, 내셔널리그 포토DB, 1999년 9월 28일 한겨레신문 스포츠 18면 머리기사 갈무리]


글=장영우(내셔널리그 행정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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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 저 작 권 자 내셔널리그 무 단 전 재 - 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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