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리포트

축구란 결국 간절한 도전자가 강한 자를 꺾는 드라마

박상호 2017.05.19 Hit :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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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은 강팀이에요. 우리보다 강팀입니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은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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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종합운동장=내셔널리그 박상호 기자] 승리보다 패배가 많았던 목포시청이 이제는 당당한 승자가 됐다. 나태보다는 절실함이, 자만보다는 간절함이.


17일 오후 포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FA컵’ 16강전. 목포시청이 후반 21분 터진 김영욱의 골로 포천시민축구단과을 1:0으로 제압했다. 4월부터 이어진 무패행진은 리그를 넘어 공식전 무패로 기록이 이어진다. 


상위리그 내셔널리그와 하위리그 K3리그의 대결이었지만 오히려 홈팀 포천의 우세를 예상하는 평도 많았다. 다수의 언론은 포천의 승리를 아예 점쳤다. 목포 선수단은 굉장히 화가 났다. 이미 포천이 8강의 기적을 만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무시였다. 꼭 증명하고 싶었다. 


경기에 앞서 목포 김정혁 감독은 "맞아요. 우리가 약팀입니다. 포천이 강팀이죠. 무패고 우승팀이고. 우리는 우승해본 적이 없어요.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선수들에게도 인정할 게 있다면 하고 괜히 쫄지말라고 얘기했어요"라며 객관적 평가에서 상대를 인정했다. 


포천의 경기력은 대단했다. 전반 10분까지는 목포의 압박을 받았지만 이후부터는 포천 김찬희와 지경득, 황진산이 목포의 측면과 중원을 모두 흔들었다. 미드필더 실수가 많아지자 수비는 빌드업을 롱볼로 전개했고 공격수는 목포의 수비 실수를 유도하며 계속 찬스를 만들었다. 이에 목포는 계속해서 수비 실수가 발생해 위기를 겪었다. 


K리그 경험있는 선수들이 포진된 포천이 경기는 더 잘 풀었다. 목포는  한 번 허용한 긴 패스를 또다시 상대에게 내주며 1:1을 맞기도 했다. 상대의 허점을 찾아 빈 공간을 노려 천천히 압박하는 포천의 경기 운용은 효과적이었다. 그때마다 목포 정의도 골키퍼는 선방쇼로 팀을 구해냈다. 대전 코레일 시절부터 보여준 위기 상황에 강한 강심장이 또 한 번 팀을 구해냈다. 


팀 실수와 상대의 저돌적인 공격을 막으려 포천 박준혁 골키퍼가 천천히 풀어간 것과 반대로 정의도는 도리어 빠르게 빌드업을 시작했다. 몸을 날린 선방 후에도 빠르게 일어나 팀을 정비했다. 아무리 축구를 잘하더라도, 실력에서 밀렸더라도 결국 축구가 이기려면 골을 넣어야 한다. 그때까지 정의도는 팀을 믿고 몸을 던졌다. 


한 번의 패스로 상대를 뚫으려 한 포천과 달리 목포가 팀의 상징이자 강점인 팀워크를 살렸다. 부정확한 패스를 줄이고 상대 골대와 거리가 멀더라도 천천히 패스로 풀어갔다. 교체로 투입된 전인환, 전인규는 떨어진 전반의 페이스를 오히려 유려하게 풀어가는 후반전으로 바꾼 선수가 됐다. 밀렸지만 간절하게 승리를 바랬다. 그래서 목포는 동료를 믿고 서로의 절실함을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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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구에게 패스한 전인환, 도움 위해 달린 강윤구, 동료 위해 후방에 나선 김영욱ⓒSTN 중계 화면]


후반 21분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누구도 욕심을 내지 않아 득점에 성공했다. 왼쪽 전인환이 돌파했다. 앞에는 강윤구, 중원에는 김영욱과 옆에는 정훈성이 있었다. 짜릿한 패스 한 방이면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며 득점 성공도 가능했다. 하지만 전인환은 자기보다 더 위협적인 공격이 가능한 강윤구에게 패스했다. 공을 받은 강윤구는 상대 선수를 제치지 않았다. 포천 수비 2명은 강윤구가 슛할 것으로 예상해 다소 뒤에 포진됐다. 슛욕심이 났지만 강윤구는 자신보다 더 위치가 좋은 김영욱에게 패스했다. 전달받은 김영욱도 침착하게 차넣으며 결승골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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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찬스에도 패스한 강윤구, 어느새 패널티박스까지 달려와 침착하게 득점한 김영욱ⓒSTN 중계 화면]


김영욱의 침착함이 빛났다. 더 박수 받아야할 것은 득점 이전 움직임이다. 김영욱은 애써 욕심을 부리지 않고 패널티박스로 돌파하지 않았다. 전인환에게 공을 받을 수 있는 위치로 오히려 내려갔다. 득점에 관여한 3명의 선수는 모두 자신보다 동료를 위해 위치를 선점했다. 모든 선수가 빛났다. 포천이 한 번의 번뜩이는 플레이로 승리가 가까웠던 승자였다면 목포는 승리와는 먼 도전자였다. 하지만 왜 축구가 팀게임인지 목포는 보여줬다. 왜 간절한 도전자가 강자에게 지지 않는지 보여줬다. 


득점이 나오지 않자 김정혁 감독이 선택한 건 골을 넣을 수 있는 스트라이커가 아니었다. 동료를 잘 도와줄 수 있는 희생이 필요했다. 벤치에는 주포 김형필이 대기 중이었다. FA컵 8강 향한 간절함은 승리보다 증명이었다. 목포는 너무나 증명하고 싶었다. 포천의 우세를 예상하는 무시가 틀렸음을 입증하고 싶었다. 


"언론에서 알아서 동기부여를 만들어주시더라. 포천의 승리 예상 덕에 이겼어요. 장시간 원정이 너무나 걱정이었어요. 하지만 충분히 잘할 거라 믿었어요. 긴장되는 건 알겠지만 지더라도, 이기더라도 그저 한 경기니까요. 이기면 선수 덕이고 지면 다 제 탓이죠. 결국 우리 선수들이 잘해줬어요. 정말 자랑스러워요"


누가 더 예쁘고 멋있게 공을 찼냐고 묻는다면 포천이다. 하지만 누가 더 11명답게 뛰었냐고 물으면 목포다. 이기는 방법은 하나다. 골을 넣으면 된다. 목포 선수들은 이기는 방법을 아주 잘 아는 팀이다.


 

사진=내셔널리그 이다희 기자(leedahui39@nate.com), STN SPORTS


박상호 기자(ds2idx99@daum.net)

내셔널리그 랩(nleague.sports-lab.co.kr - 경기영상분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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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 저 작 권 자 내셔널리그 무 단 전 재 - 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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