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포기하지 않으면 꿈 이뤄질 것" 내셔널리그를 WC로 바꾼 김민재

박상호 2017.09.11 Hit :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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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박상호 기자] “포기하지 않으면 꼭 꿈은 이뤄질 것이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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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는 있었다. 이미 유리구두와 호박마차를 탄 주인공은 여럿 있었다. 기준을 현실적으로 낮춰 가능한 것도 맞았다. 목표를 국가대표가 아닌 K리그로 설정했을 때 신데렐라는 있었다. 근본적으로 척도가 달랐다. 모든 축구선수의 꿈이 국가대표다. 어느 정도 현실도 생각해야한다. 진짜 최고의 무대만을 꿈의 기준으로 정한다면 시작은 지금부터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을 이란에 이어 2위로 진출하며 9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8월 31일 이란과의 9차전을 0:0으로, 10차전 우즈베키스탄 원정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로 0:0 무승부를 거뒀다. 여러모로 한국에 어려운 상황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서 신태용 감독으로 수장이 바뀌었다. 남은 경기는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이었다. 이란은 무패로 기세가 하늘을 찔렀고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정은 때에 따라 경우의 수로 어지러울 수 있는 경기였다. 


패배만 면하면 최종 진출하는 상황에서 신태용 감독은 "최종예선에서는 경기의 내용보다 본선 진출이라는 최선의 결과를 얻어야 한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즉, 무실점이 대단히 중요한 시점이었다. 절체절명에서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을 주장으로 세웠다. 그의 짝으로는 예상치 못한 신예, 김민재가 차지했다. 베테랑 김영권의 짝을 이제 막 데뷔한 김민재로 정했다. 그의 첫 A매치 데뷔전이 월드컵 최종예선이었다. 


김민재는 상암 6만 관중 앞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펼쳤다. 많은 관중은 앳된 얼굴과 달리 다부진 체격과 쩌렁쩌렁 울리는 그의 콜플레이에 감명 받았다. 무패 이란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고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는데 큰 공헌을 했다. 내친김에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 10차전에서도 맹활약하며 9회 연속 본선 진출에 기여했다. 한국 대표팀에 복덩이가 들어왔다. 한국 축구 10년을 이끌 유망주로 기대가 커졌다. 


96년생 한국 나이로 스물셋이다. 축구선수라면 한창 U리그에서 경험을 쌓거나 일반 학생이라면 막 군 전역 후 복학할 시기다. 활약보다는 성장이 어울릴 나이에 자신의 길을 꽃으로 채웠다. 비단 쉽게 풀리지만은 않았다. 스스로 가시를 제거하고 밟아가며 꽃길을 만들었다. 그의 성실함과 축구를 향한 진실 어린 노력이 마침내 월드컵으로 변한 것이다.  


불과 1년 전, 소년은 U리그와 내셔널리그에 있었다. 2016년 전반기 연세대 선수로 U리그에서 활약했다. 이후 후반기 K리그 클래식 1위를 달리고 있는 전북 현대에 합류해 꿈을 펼치기로 했으나 계약 문제 등 개인 사정상 경주 한수원에 몸담기로 했다. 내셔널리그를 발판삼아 2017년 전북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꿈으로 성인무대 도전에 나섰다. 


후반기 등록 이후 경주 어용국 감독 맘에 쏙 들었다. 여전히 장신 스트라이커를 많이 기용하는 내셔널리그 특성상 김민재의 190cm, 85kg의 다부진 체격은 너무도 옳았다. 후반기 합류하자마자 주전으로 거듭나며 15경기를 뛰었다. 많은 K리그 출신 선수들이 이적 혹은 임대로 내셔널리그를 오지만 여전히 다수가 적응에 실패한다. 하지만 당시 스물 하나였던 김민재는 삼촌뻘 나이의 선수들에게 지지 않으며 팀을 안전하게 플레이오프까지 이끌었다. 리우 올림픽 축구대표팀 전체 예비 35인 명단에도 들었다. 내셔널리그 소속으로는 유일했다. 최종적으로 리우에 가지는 못했으나 내셔널리그에서도 김민재는 성실하게 성장했다. 


울산 현대 김인성이나 FC서울 유현 등 내셔널리그 출신 스타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태극마크는 없었다. 하위리그에서 상위리그로 진출해도 더 빨리 자신의 가치를 실력으로 증명하기란 난제다. 그러나 김민재는 해냈다. 이를 지켜 본 옛 스승 경주 한수원 서보원 코치는 "내셔널리그 출신으로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김민재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현 스승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워낙 재능 많고 의외로 배짱 있어 잘 할 줄 알았다."며 모든 지도자에게 인정받는 재능이 되었다. 


꿈 이룬 소년 역시 기뻐했다. 그는 "계약에 개인 사정이 생겨 2016년 후반기 경주 한수원에서 뛰었다. 내셔널리그에 가야 한다고 해서 창피하다거나 하부리그라고 무시하지 않았다. 나처럼 도전한 선배들이 이미 뛰었고 뛴 무대다. 비록 계약문제였으나 나에게 좋은 경험이었다. 대학무대에서 바로 성인무대로 가는 것보다 내셔널리그를 거쳐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더 열심히 한 선배들이 말하는 게 맞는데 나처럼 짧게 뛴 선수가 말해 오히려 죄송하다."라며 꿈을 이룬 소감과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함께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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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거가 월드컵 선수가 됐다. 충분히 만족해도 될 상황에서 김민재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겸손하게 행동했다. "내셔널리그에서 뛰고 국가대표가 되었다는 게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예의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짧았어서 죄송하다. 어쨌든 전북으로 돌아가는 것이었고 또 많은 경기를 뛰지 않았다. 죄송스럽지만 후배들에게 감히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내셔널리그도 괜찮다. 무시하는 선수들을 이해할 수 없다."


한국 최고 팀이자 아시아 챔피언인 전북에 합류해서도 김민재의 인성은 변하지 않았다. 그를 6개월 동안 지도한 경주 코칭 스태프에게 새해 인사를 보냈다. "대학에서 뛰다 프로로 올라가지 않고 내셔널리그를 거친 이력이 축구 선수 인생에 큰 도움이 되었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와 함께 뛴 선수, 코칭 스태프의 말이 모두 일치한다. 현재 STN SPORTS에서 내셔널리그 해설을 담당하는 김오성 해설위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 해설은 지난해까지 경주 한수원에서 골잡이로 활약했다. 김민재와 한솥밥을 먹으며 가장 가까이서 확인했다. "김민재 선수는 이미 갖춘 선수였다. 완벽했다. 흠이 없는 무결점 수비수였다. 빠르고 단단하고 패스와 킥이 모두 좋은 선수였다. 여기에 굉장히 착하고 무척 성실하다. 어쩌면 김민재 선수가 이렇게 활약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다."라며 후배의 재능과 인성이 모두 최고임을 경험담으로 풀어냈다. 


취업난이다. 왕년에 한 재능하던 선수들이 좀처럼 피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다반사다. 꿈을 찾아 내셔널리그로 온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아직 보지 못한 최상의 결과만 믿고 도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들에게 김민재가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된다. 성실하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3부리그에 있어도 언제든 국가대표가 될 수 있음을 김민재 스스로가 보여줬다. 발판은 스스로 뛰어야 높이 오를 수 있음을 아는 매개체다. 


"'포기하지 마'라는 말만 해주고 싶다. 처음 내셔널리그에서 나는 대충하지 않았다. 전북에 입단해서도 정말 많이 노력했다. 꿈이 있다면 길이 보일 것 같다. 아직 나도 어린 나이고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아 이런 얘기를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다고 꼭 같이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사진= 내셔널리그, 대한축구협회



박상호 기자(ds2idx99@daum.net)


내셔널리그 랩(nleague.sports-lab.co.kr - 경기영상분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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