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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4월호] 기자의 눈 - 내셔널리그 칼럼니스트 강나리

2007.04.22 Hit : 3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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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삽사름했던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지난해 우리는 달콤한 꿈을 하나 꾸었다. 꿈이란 자고로 바라고 바라면 언젠간 이루어지리라는, 사람으로 하여금 희망을 갖고 살게끔 만드는 그런 가슴 벅찬 바람일 것이다. 우리가 그토록 바랐던 그것은... 진정 꿈일 뿐이었을까. 그저 헛된 망상이었던 것일까.



상처와 아픔을 딛고 2007 내셔널리그가 4월 6일~8일, 총 3일에 걸쳐 개막되었다. 여수 FC의 참가로 12팀이 되어 힘차게 출발했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어쩌면 당연한, 예상했던 결과였다. 지난 시즌 사상 최초 K리그 승격의 자격을 얻고 우리나라 축구계에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라 예상되었던 고양 KB의 승격 거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우리나라 축구계에 한 획을 긋고야 말았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리라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팬들은 그동안 마냥 행복했었다. 첫 승격의 역사를 이룰 팀을 예상하는 일은 꽤나 즐거운 일이었으므로.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고 했던가. 이런 걸 두고 뒤통수 제대로 맞았다고 하던가. 전혀 예상치 못한, 말도 안 되는 승격 거부로 인해 희망과 기대로 한껏 부풀었던 팬들의 눈은 일순간 실망과 원망으로 바뀌었고, 리그 개막이란 축제의 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야 말았다.


과거를 회상하는 일을 필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기쁜 일이 건 슬픈 일이건 과거는 이미 지나간 일 일뿐, 그립다고 해도 혹은 후회된다고 해도 되돌아갈 수 없는... 부질없는 짓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를 되돌아보면 천국과 지옥을 오간 잊지 못할 시즌임엔 틀림없다. 경기가 끝나도 기사 하나 찾아보기 힘들었던, 내셔널리그에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언론. 하지만 작년 말, 사상 첫 K리그 승격을 앞두고 한국 축구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을 그 ‘첫 팀’ 이 어디가 될까를 두고 너무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평소 필자 한명 덩그러니 취재하던 고양종합운동장엔 수많은 취재진들이 몰려들었고, 그런 광경이 다소 어색했지만 내셔널리그가 주목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 그리고 시즌 종료 후, 귀가 가려울 정도로 시즌 때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연일 포털 사이트엔 다 읽어보기에 벅찰 정도로 내셔널리그 기사가 넘쳐났다. 수백 개의 댓글과 그 속에 담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들... 어떻게 보면 그분들에게 승격 거부해줘서 고맙다고 절이라도 해야 할 판국이다. 덕분에 언론에 주목을 받고, 이름도 널리 알렸으니 말이다. 문제는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이곳에선 너무나도 빈번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축구팬의 말이 기억이 난다. 이제는 상처를 받다 못해 가슴이 다 너덜너덜해 졌다고. 하도 어이없는 일들을 많이 겪어서 웬만한 일로는 충격도 받지 않는다고. 고객과의 신뢰를 가장 크게 생각하신다는 분들이, 대한민국 1등을 넘어선다는 분들이, K리그에 가겠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얘기하셨던 분들이, ‘거짓말쟁이’로 돌변하여 일순간 이렇게 많은 축구팬들의 가슴에 다시금 비수를 꽂았다. 스포츠 스타들을 앞세워 휘황찬란하게 광고를 하시면서 정작 자신들의 팀을, 그 선수들을.. 그리고 팬들의 부푼 꿈을 단 한 번에 무너뜨렸다.


길게 말하고 싶지도 않다. 좋은 말도 한두 번이라는데 뭐 좋은 일이라고 아픈 상처를 다시 헤집어 곱씹겠는가. 비난하고 깎아내려봤자 누워서 침 뱉기요, 내 펜 잉크만 아깝다. 무엇이든 처음 시작이 어렵고, 그 시작엔 고통과 상처가 따르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이런 일이 두 번은 일어나면 안 된다는 것. 그래, 이럴 때 ‘전화위복’ 이라고 하더라. 넘어지면 일어나면 되는 것이다. 너무 크게 넘어져서 상처와 아픔이 크지만 그 아픔을 함께한 사람들이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고 일어나자. 그저 한 때 달콤했던 꿈이 아닌, 선진 축구로 가는 길에 만난 한 번의 폭풍우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자. 하지만 그분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문득 TV를 보다 ‘대한민국 1등을 넘어…’ 가 들리면 채널을 돌리게 되고, 문득 길을 가다 그분들의 간판이 눈에 들어오면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게 되는.. 축구팬이라면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올해 고양은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앞으로 몇 년은 더, 이 사태를 지켜본 사람들이 죽을 때까지, 아니면 그 이후까지 이 일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닐지도 모른다. 벌을 받아 마땅하고, 욕을 먹어도 지당하다. 하지만 작년 시즌 팀을 챔피언의 자리에 올려놓고도 전?후기 각각 -10점이라는 승점 감점의 벌을 고스란히 받은 선수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한다. 그들이 상처를 딛고 다시금 힘차게 뛸 수 있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 주어야 한다. 승격의 논란 사이에서 어찌 보면 가장 힘들었을 선수들을 생각하며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우리가 그들의 손을 잡아주자. 그 또한 축구팬이 해야 할 몫이 아니던가.



미안하다. 그저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힘이 되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렇게 가까이서 지켜보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이런 펜 굴림 뿐 이라서.


용서해주길. 그리고 다시 한 번 힘을 내 주길. 사랑하는 고양 선수들이어. 내 그대들에게 비록 큰 힘을 주진 못해도 곁에서 그대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줄 터이니.


다시 뛰자. 다시 일어나자. 고양.....!

(끝) < 저 작 권 자 내셔널리그 무 단 전 재 - 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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