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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11월호] 다시 뜨겁게, 오세응 감독과 돌아보는 2018 강릉바람

2018.12.10 Hit :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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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청의 2018년은 '또'였다. 패배를 몰랐던 명문은 연패에 익숙해졌고 ‘또 지겠지’라는 잘못된 마음이 바닷바람처럼 불어와 팀을 뒤덮었었다.

패하고 또 패했던 날이 전반기라면 후반기는 완전히 달랐다. 1승이 기적이었던 꼴찌는 모진 꽃샘추위를 이겨내고 다시 만난 가을 끝자락에서 4위로 리그를 마쳤다.


리그 개막 2달 만에 첫 승리했던 최하위가 후반기 되살아난 원동력은 무엇일까. 도대체 전반기와 어떤 부분이 달랐던 것일까. 왜 전반기에는 이러지 못했나.


승점 46점 3위로 2018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플레이오프에 안착한 천안시청과는 승점 9점, 만약 3번만 더 승리했다면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르는 게 강릉의 2018년이다. 어느 누구도 이 꼴찌가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도약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훌륭한 반전인 만큼 기쁨과 아쉬움은 비례하다. 또 패배에서 또 승리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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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진작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매우 당연한 의문은 냉정한 질문이 됐다. 수장은 피하지 않았다. 2018 강릉시청 결산을 오세응 감독과 함께 했다.

빈곤한 득점원은 부진으로 이어진다. 전반기가 그랬다. 3월 17일 내셔널리그 1라운드 경주 한수원에게 3:2로 패한 강릉의 무승은 8경기 내내 이어졌다. 개막 3월, 다음 4월까지 승점 1점을 쌓는데 그쳤다. 5월 5일 9라운드 김해시청 전에서 승리하기 전까지 강릉은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지독한 패배의식은 2016 내셔널리그 정규리그 우승,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 이후부터 시작됐다. 우승이 확실해 보이던 상황에서 울산현대미포조선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만큼 선수단의 충격도 컸다. 2017년 7위로 마감하며 끝내지 못한 부진이 2018년 전반기에도 이어졌다. 당연한 꼴찌의 자격.

1년 6개월의 수렁이 2018년 후반기에 끝났다. 차곡차곡 승점을 쌓으며 천천히 시작했다. 마침내 승리했고 무려 7번이나 승리했다.(전반기 3승리) 종료를 앞둔 24라운드부터 최종전까지 5연승, 마지막에는 가장 잘한 내셔널리그 팀이 강릉이었다.


호쾌한 연승이지만 득점은 여전히 해결할 부분이 많았다. 흐름 좋은 후반기에도 큰 득점차로 승리한 경기는 적었다. 올 시즌 첫 3점차 이상 승리가 4골 이상 득점한 경기였다. 2018 내셔널리그 26라운드 9월 19일 목포시청과의 24라운드(3-1) 이후 10월 5일 대전 코레일(2-1)과의 25라운드까지 승리를 쌓는 과정에서 더 만은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꼴찌였던 강릉은 4위로 리그를 마쳤다. 3위 천안을 승점 9점으로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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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개선되지 못한 득점, 오세응 감독 역시 책임을 느꼈다.

“결정할 때 못하던 부분이 컸다. 시즌 내내 강릉의 찬스가 없던 게 아니다. 개막 후 내리 두 달을 이기지 못했을 때도 경기력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결국 득점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 넣어줘야 할 찬스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위기가 된다.”


찡그린 눈, 빨라진 목소리. 득점 부진에 오세응 감독은 매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김정주-김준-정훈성의 3각 편대는 매우 강력했다. 이미 내셔널리그에서 검증됐으며 각자의 장기가 뚜렷해 상대에게는 준비해야할 전술이 너무 많아진다.


기존 선수들의 부진이 너무도 심했다. 강릉 스타 정동철의 4골은 기세 좋은 후반기에 나왔다. 전반기 동안 득점에 실패했다. 여름에 합류한 정기운과 베테랑 유만기는 한 골에 그쳤다. 이중서가 리그 막판 2골을 기록했지만 좀 더 빨리 나왔어야 했다.


5연승으로 리그를 마쳤지만 11월 3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산교통공사와의 최종전 2 : 0을 제외하면 모두 실점했다. 강릉의 득점과정은 매번 기이할 정도로 어려웠으나 유달리 실점은 허탈하게도 쉽게 내줬다. 오세응 감독의 안타까운 입술도 이 대목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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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자신들은 어렵게 득점하고 남은 쉽게 득점하는 어이없는 상황이다. 스스로들이 팀을 매우 어렵게 만든 것이다. 전반기와 후반기가 가장 다른 이유라면 득점이 늘었다. 그만큼 실점도 많았다. 물론 24라운드 목포시청, 26라운드 천안시청과의 경기에서는 전반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실점 이후 금방 수습했다. 이것이 전반기와 후반기의 큰 차이다. 선수들이 이겨내는 과정을 너무 늦게 습득했다.”


수장은 패배보다 실점 장면을 문제 삼았다. 2018 강릉은 어렵게 득점하고 쉽게 실점했다. 오세응 감독이 꼽은 올 시즌 가장 아쉬운 실점은 26라운드 천안시청과의 4 : 1 승리 경기였다. 올 시즌 첫 3점차 이상 승리이자 4골 이상 득점한 경기였으나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전반 40분 천안 박종민이 오른쪽에서 올린 공을 강릉 수비가 천안 이강욱을 놓치며 실점했다. 강한 수비를 골자로 하는 오세응 축구에서 나올 수 없는 장면이었다. 오 감독은 분개했다.


“쓰리백과 윙백, 미드필더와 최전방의 공격진까지 2018 전력은 훌륭했다. 개인적인 기량이 좋다보니 정신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났다. 강릉은 나태했다. 우리 모두가 정신적으로 훌륭하지 않았기에 벌어진 상황이다. 더 이상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 상대를 얕보는 자만, 이 모든 게 강릉의 문제였다. 완벽할 수 있는 상황을 멘탈로 무너졌다. 2019년에는 이 문제를 반드시 보완해 팬들께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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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진 풍파를 이겨내고 항해를 마친 선장은 희생하며 팀을 구한 항해사에게 가장 고맙다고 이야기를 전했다. 그가 꼽은 후반기 반전에 큰 역할을 한 선수는 최진수였다.


FC안양에서 맹활약으로 K리그 2에서 활약한 최진수가 2018년 내셔널리그에 데뷔했다. 늦은 합류로 4월 20일에야 처음 경기를 뛰었다. 당시 최진수는 완벽하게 뛸 상황과 컨디션이 아니었다. 하지만 팀의 연패를 끊기 위해 무리했다.


최진수의 역할 중앙미드필더는 매우 중요하다. 오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의 핵심이다. 하지만 컨디션 난조로 정상적인 몸이 아니었다. 그때 강릉은 이미 모든 면이 최악이었다. 여름 후반기를 앞둔 내셔널 축구 선수권 대회부터 그를 중심으로 하는 전술을 사용했다. 4년 간 많은 경기를 뛰며 지친 권대경의 짐을 덜어줘야 했다.


수훈급 미드필더가 팀에 가져다주는 영향은 거대했다. 공수의 서로 다른 호흡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수비를 가다듬었고 공격으로 흘러가는 패스를 정리했다. 조율이 필요한 상황에서 지휘자 역할까지 해냈다. 최진수의 전진-후퇴에 따라 강릉의 역할이 정해졌다. 그가 수비에 치중하면서 빌드업을 시작하면 김정주-김준, 정훈성-황인겸 등 정해진 길로 연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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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리 최진수에게 고마움을 표한 이유도 이와 같다. 모든 면에서 가장 힘들었을 본인이지만 팀을 위해 뛰었다. 결국 꼴찌에서 4위로 마무리했고 5연승으로 2018년의 마침표를 찍었다.


"최진수 선수가 팀의 핵심이다.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승리하더라도 선수들이 전반기 아쉬운 성적 때문에 정신적으로 완벽하지 않은 상태였다. 후반기 첫 실점 후 달라져 득점해 역전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최진수 선수가 나서서 조율하고 어려운 일을 도맡았다. 다른 동료가 편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겨울부터 준비해 처음부터 뛰었다면 성적이 더 좋았을 것이다.“


말을 정리하면서 오세응 감독은 다시 웃었다. 준우승에 머무르고 찾아온 600일 가까운 부진, 잘 이겨낸 오늘은 다시 강릉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강릉을 덮친 거대한 바람을 다시 받아치면 거대한 폭풍우가 된다. 2018 시즌이 끝나도 강릉 축구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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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박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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